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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수상한 그녀] 코믹하지만 가볍지 않고 진한 울림이 있는 영화

by 두목의진심 2014.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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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하는 영화는 개봉한지 좀 지난, 어쩌면 곧 다가 올 명절에 TV에서 볼 수도 있을만큼의 시간이 지난 영화 '수상한 그녀'입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수도 있겠지만 전 개인적으로 간략한 줄거리만 알고 영화를 봐서 감독에 대한 관심도도 별로 없었는데요. 세상에나 이 영화의 감독이 사회 문제의 중심에 섰던 '도가니'의 감독인 황동혁 감독이었네요. 솔직히 보면서 왜 이 영화가 코메디지?라는 생각이 들만큼 사회적인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느꼈거든요. 역시 달라도 뭔가 다르군요.

사실 노인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점점 늘어나고 이렇다할 대책은 별로없고. 가족이 핵가족화를 넘어 핵분열까지 이루어지는 시대에 누군가는 한번쯤 건드려 볼 이야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무겁고 조심스러운 주제를 감독은 코메디라는 장르를 빌어 무겁게만 짊어질 이야기도 가볍게만 웃고 넘길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적절히 잘 표현한거 같습니다. 그리고 또하나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오드리를 연기한 심은경이란 배우의 내공이네요. 그저 전자제품 모델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칠순 노인연기에다가 노래 또한 정말 가수 못지 않아서 몰입하는데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군요.

처음부터 죽을 고생을 해서 키운 아들이 대학교수라며 '나 보다 자식 잘 키운 사람 있느냐'며 자신의 공을 내세우며 고약을 떠는 억척스러운 할머니를 등장시키며 '노인'에 대한 이미지가 어쩌면 자식만 바라보는 외골수적인 며느리 잡는 시어머니의 이미지를 주입시키는데 포커스를 맞춥니다. 그런 어머니 밑에서 아들은 답답하면서 아내에게 미안스럽지만 내색 못하는 불효자가 되기 싫어 억지 효자 역할을 해야합니다. 며느리는 아들가진 유세를 제대로 부리시는 시어머니에게 말대꾸 한마디 못하며 순종적으로 지내다 결국 스트레스로 쓰러져 저세상으로 갈뻔 하지요. 병실에서 걱정하는 시어머니에게 '나가달라'는 같은 공간에 있기 힘든 갈등을 표현합니다.

이렇게 실컷 가족의 갈등과 해체의 전초전을 아들만 바라보는 억척스러운 노인의 잘못인양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판타지를 등장시켜 사진 한 방에 50년을 Back to the Past 를 만듭니다. 그리고 코메디로 급전환 시킵니다. 50년이 젊어진 노인에게는 이루지 못한 가수의 꿈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시집 가자마자 타국에서 객사한 남편과도 해보지 못한 설레임을 꽃PD와 해보기도 하구요. 젊어진 말순을 꽃뱀으로 여기고 쌩난리를 치는 박씨의 딸은 부모의 재산만 탐내는 자식을 코믹하지만 씁쓰레하게 담고있지요. 이후 여러모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가벼움 속을 둥둥 떠다니지요. 하지만 그와 반대로 집에서는 쒼나서 춤이라도 출것을 기대하는 노인의 생각과는 다르게 아들은 어머니를 찾아 헤매고 며느리는 며느리대로 걱정하느라 밥도 못먹습니다.(밥을 못먹는 장면이 있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암튼 이런 장면을 잠깐씩 삽입하면서 가벼운 코메디만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노인의 명줄을 의미심장하게 보여주면서 지고지순한 종지기 친구의 애정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갈등하지요. 앞 길 구만리 같은 청춘으로 살 것이냐 아니면 손주를 살리고 다시 억울하게 누리지 못하며 살아 온 노인의 삶을 선택할 것이냐를요. 여기에 아들이 통곡을 하며 그렇게 억울하게 청춘을 자신에게 바쳐 온 노모의 귀환을 막습니다. 이제라도 어머니의 인생을 즐기며 누리시라고, 자식만 바라보며 바보처럼 억척스레 사시지 말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앤딩 크리딧에 이런 자막이 올라갑니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니에게 바칩니다'리고요. 이 말은 굳은 신파처럼 올리지 않아도 다 알아들을텐데 말이죠.

자식들을 위해 일평생 헌신하는 부모님들과 그 자식들의 이야기는 누구랄것도 없이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서 저 역시 저희 부모님을 생각하며 많이 울었네요. 여전히 몸이 불편한 저를 챙기시느라 당신의 여유로움을 포기하시고 사시는 부분이 생각나 너무 가슴 아렸습니다.​ 암튼 제 짧은 영화평은 '코믹하지만 가볍지 않고 진한 울림이 있는 영화'입니다. 저도 청춘 사진관엘 가고 싶습니다. 딱 25년만 젊어지는 사진을 찍고프네요.

 


수상한 그녀 (2014)

Miss Granny 
9
감독
황동혁
출연
심은경, 나문희,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
정보
코미디, 드라마 | 한국 | 124 분 | 2014-01-22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이미지 :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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