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하는 영화는 회사에서 단체로 영화관람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도대체 시간이 맞질 않아 어쩔 수 없이 보게된 곧 상영종료되는 영화인 '나의사랑 나의신부'입니다. 보고싶은 영화가 많았는데 어찌나 아깝던지.. 어쨌거나 이 영화는 1990년에 박중훈과 고 최진실이 주연으로 열연했던 영화입니다. 그 당시 개인적으로 두 배우가 잘 안어울리는 비주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때는 워낙에 박중훈이 대세여서.. 뭐 암튼 비주얼은 그랬지만 달달한 연기는 담백하게 잘했었던 기억입니다. 대학다닐때라 영화를 보고 살짝 부럽기도 했다고 해야 할까요. 짜장면 먹으며 데이트도 많이 하고 그랬었어요. 헌데 조정석과 신민아가 주연으로 리메이크된 이 작품은 오히려 비주얼은 잘 어울리지만 달달한 로멘틱은 산넘어 남촌으로 찾으러 가야할 지경이네요.
'결혼'이라는 절체절명의 선택 앞에 부랄친구들의 진심어린 조언이 '빨리 집에나 가라', '미쳤냐' 등의 기혼자들의 현실적 발언을 까톡! 까톡! 거리는 음향에 날려보낼 때부터 이 영화가 전작의 달달한 이야기는 담지 못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연애 4년차의 시시콜콜한 사랑싸움이 결혼으로 이어지면서 한공간에서 연출되는 남자와 여자의 오묘한 대립각을 부각시키고 결혼 생활은 연애와는 다르게 달달하지만은 않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애쓰는것 같았습니다. 감독의 마음이었을까요? 여하튼 남편 영민(조정석)을 철부지 9급 공무원으로 만들어 아내 미영(신민아)에게 사랑한다, 미안하다를 영민으로 하여금 반복하게 만듭니다. 거기다 "모든 남자는 다 그렇다"라는 식의 얼버부리는 감독의 연출은 완전 별로였습니다.
신혼 남녀의 달달한 로멘스를 이야기한다기 보다 남녀간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려고 하는거 같아요. 사랑이라는 전제 아래 영민이 개쓰레기도 되고 미안하다고 무릎꿇고 한번만 하자고 매달리는 장면들을 보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달달한 로멘스라기 보다 '사랑', '결혼', '평행선'이라는 단어만 머리 속에 맴돌았습니다. 결국 그렇게 평행선처럼 신랑은 아내를 아내는 신랑을 몇십년을 살면서도 잘 모르다가 둘 중에 누가 하나 덜컥 죽어버리니까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판시인(전무송)의 말을 빌어서 말입니다. 중간중간 조연들이 만들어내는 웃음코드마저 없었다면 정말 최악이지 않았을까 하네요. 암튼 제 짧은 영화평은 '억지스러운 이야기에 달달함을 잃어버렸다'입니다. 같이 있는데도 외로운게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는 영미의 말이 기억에 남네요.
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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