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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군도:민란의 시대 :: KUNDO: Age of the Rampant] 인물에 집중하다가 이야기를 잃은 영화

by 두목의진심 2014.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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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영화를 감상하는데 있어 장르적 요소나 감독, 배우를 가리거나 하며 편식(?)하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놓쳐버린 영화는 꾸역꾸역 찾아 보는 편은 아니라서 얼마전 배우들의 화려한 캐스팅에 강동원이 제대 후 첫 작품으로 선택한 영화라고 화제를 몰고왔던 이 영화도 당시에 개인적으로 여의치 못한 사정으로 놓쳐버려 그냥 아쉽지만 포기했던 영화인데 우연찮게 보게됬네요.

유사한 시기에 대작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지만 ​쟁쟁한 배우들에 비해 관객수가 500만 정도로 막을 내려버렸죠. 기사들에 따르면 손익분기가 550만 정도였다니 강동원과 하정우의 출연을 감안한다면 확실히 흥행은 저조했습니다. 워낙에 호불호가 많던 작품이라 내용이 궁금해서 결국 찾아 봤네요. 보고 난 느낌은 "그럴만 하구나"라는 생각이었네요.

윤종빈 감독이 8,90년대의 단편적 사회문제를 각색한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통해 재미를 봤던 '시대'라는 상황을 "민란"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소용돌이, 그것도 조선이라는 계급이 존재하는 시대적 사회문제를 비슷한 '선'으로 오판한게 아닌가 합니다. 그런 내용을 민초의 삶의 '힘겨움'에 초점이 아닌 인물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하려는 이야에 깊이가 낮아지게 되는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생각하네요. 배우들의 연기는 최고였습니다. 하정우를 비롯 이성민, 이경영, 조진웅, 마동석, 정만식, 김성균 등 정말 내노라 하는 주, 조연들의 연기는 탁월했습니다. 특히 '절대 악'을 보여주는 강동원은 소름돋을 정도였지요.

이 영화에 몰입되지 못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의도했건 하지 않건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오마쥬가 아닌가 합니다. 시작부터 화적떼들이 넓은 평원을 먼지를 날리며 달리는 장면에 서부 할극의 배경음을 깔아주는 센스라니.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에 서부 웨스턴의 대명사인 '장고'가 기타가방에서 꺼내들고 기관총을 난사하는 장면은 도치가 수레에서 거적대기를 걷어내며 난사합니다. 그리고 최고의 장면일지 모르는 조윤과 도치의 대나무 숲 맞대결은 1995년 서극이 연출한 '칼(刀)'을 연상 시키네요. 영화 와호장룡이나 애니메이션 쥬베 등 검술에 주로 등장하는 배경이 '대나무 숲'이기도 하지요. 유연하면서도 꼿꼿한 대나무의 기질이 등장인물의 성격을 표현하기 좋은가 봅니다. 이런 오마쥬적 이야기는 각설하고도 이 영화가 미흡한 부분은 많습니다.

각자의 사연들을 가지고 화적떼가 된 당시 시대적 상황을 단 몇 컷의 영상과 나레이션으로 갈음하고 비싼 배우의 비중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의 후예를 자처하는 화적떼들의 무리가 아닌 탐관오리의 자식으로 태어나 분노와 오기로 더 지독한 탐관오리를 선택한 조윤(강동원)의 '절대 악'의 비중은 어쩌면 이 영화가 이야기 하고 싶었을지 모르는 '민초'의 고단한 삶을 통해 탐관오리의 폭정과 백성들의 고통과 저항이 가려져 버렸습니다. 새로운 세상의 우두머리를 암시한 도치(하정우) 역시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각자의 사연으로 화적떼가 된 그들이 절망에 맞서 봉기하는 당위성을 가려버렸습니다. 막판에 태기(조진웅)이 외쳤던 '뭉치면 백성, 흩어지면 도적'이라는 외침은 그저 감동이 없는 외침으로 끝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암튼 제 짧은 영화평은 '인물에 집중하다가 이야기를 잃은 영화'입니다.


군도:민란의 시대 (2014)

KUNDO: Age of the Rampant 
6.7
감독
윤종빈
출연
하정우, 강동원, 이경영, 이성민, 조진웅
정보
액션 | 한국 | 137 분 | 2014-07-23
글쓴이 평점  

 

 

캐릭터 예고편

 

 

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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