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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역린 :: The Fatal Encounter] 이야기 없이 배우들만 보기에는 아쉬운 영화

by 두목의진심 2014.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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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드라마를 통해 같은 남자임에도 한참동안 현빈앓이를 하기도 했던 사람 중에 한 사람으로 사실 그가 군에서 제대한 후 선택한 첫 작품이라 기대가 되된 작품이었지요. '광해'라는 멋진 작품을 보고 난 후이기도 하고 그 광해를 뛰어 넘기를 바라는 개인적인 사심도 있던 영화였네요.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본 이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평은 호불호가 갈리더군요. 역시 드리마 연출자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솔직히 저 역시 그런거 같습니다.

미니시리즈 형식의 틀을 가졌다면 어땠을까? 영화적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이 영화는 제한된 시간에 긴박했던 '하루'에 벌어진 너무 많은 양의 이야기를 담으려 했다는 '욕심'이 시간의 흐름을 방해하고 말았네요. 시간적 개연성을 무시하고 스토리를 이어나가지 못하는 연출이 몰입을 방해하는 방해꾼이 되어 버렸습니다. 또 하나의 아쉽운 점은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도세자의 죽음, 영조의 계비였던 정순왕후(한지민), 그녀가 손자인 정조(현빈)를 죽이려는 이유 등 영화적 이해의 고리가 되는 부분들이 너무 가볍게 넘어가서 그런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본다면 정순왕후가 아닌 한지민이라는 배우만 보일 뿐이지요. 거기다 살수로 잠입된 갑수(정재영)와 세답방 나인(정은채)의 변심 역시 이유를 슬그머니 넘어가게 만듭니다. 이런저런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350만을 넘길 수 있었던 힘은 역시나 배우들의 연기력이겠지요. 자신을 끊임없이 살해하려는 정순왕후임에도 타협해야 하는 슬픔이 담뿍 담긴 정조의 눈빛 때론 상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살수로 정조의 곁을 그림자처럼 지키며 그의 인성에 동화되는 상책 갑수의 분노와 슬픔, 정조를 지키야 한다는 일념 뿐인 금위대장, 살수를 만드는 광백과 그에게 길러진 을수의 연기는 정말 미친 존재감을 뿜어 냅니다. 반면 정순왕후는 한지민이라는 캐릭터에 오히려 너무 묻혀버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영조의 죽음 이후 더이상 후사를 생각할 수 없는 정순왕후는 어찌보면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권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정치적 발판으로 자신의 가문의 노론을 등에 업을 수 밖에 없었고 사도사제가 소론에 기울다 보니 제거해야 했겠구요. 그의 자식인 정조 역시 살려두면 자신에게 화가 될테니까 선택에 여지가 없지요. 이런저런 역사적 사실이 주는 스토리는 영화에 집중도를 높여주는데 이런 이야기가 전혀 거론되지 않다보니 그저 한지민이라는 배우만 보일 수 밖에요. 이런 연출이 배우들의 연기를 깎아 먹은듯 하여 아쉽습니다. 제 짧은 영화평은 '이야기 없이 배우들만 보기에는 아쉬운 영화'입니다.

 

역린<逆鱗>이란, 한비자 세난편에 나오는 이야기로 "용이라는 짐승을 잘 길들이면 올라탈수도 있지만 그의 목 아래에 있는 직경 한자쯤 되는 역린, 즉 다른 비닐과는 반대방향으로 나있는 비닐을 건드리면 반드시 사람을 죽인다고 한다."는 이야기로 임금을 용에 비유한 말이다. © 두산백과

영화 중에 정순왕후에게 혜경궁 홍씨가 던지는 한마디. "너는 내 아들을 모른다."는 대사가 역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네요.

 


역린 (2014)

7.4
감독
이재규
출연
현빈, 정재영, 조정석, 조재현, 한지민
정보
시대극 | 한국 | 135 분 | 201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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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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