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가는데로서평

[자기계발] 슬기로운 인간관계 처방전이 담긴,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비밀

by 두목의진심 2023. 7. 13.
728x90

 

 

제목을 보고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기 쉽지 않을텐데…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학교, 회사, 친구 심지어 가족까지. 사람이 나 아닌 누구와 엮여도 이건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정말 내가 모르는 비법이라도 있는 걸까? 솔직히 상처받는 쪽보다는 입히는 쪽이라서 반성 모드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며 읽었다.

 

살아있는 게 신기하다는 소릴 듣는 사람이 쓴 글에 그림을 사랑하는 두 일러스트레이터의 위로가 담긴 책이라니 낯설고 신기하기도 해서 서두르는 마음이 가득했다. 그리고 이어진 작가 강원국의 추천사에 고개 끄덕이다가 프롤로그에 관계의 상처를 치유하기 앞서 내 마음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한참 머물렀다. 그리고 아버지를 떠올리고 또 아버지와 흡사해지는 아들과의 관계가 떠올랐다. 역시 모든 게 내 문제 인가 싶었다. 생뚱 맞게 시작도 하기 전에 눈물 바람 하고 앉았다.

 

"상대를 아낄수록 자신이 세운 기준을 더 강하게 밀어붙인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이 잘 되길 바라는 허울 좋은 명분에서 나온다." 42쪽, 완벽을 추구하는 강박성 인격과의 사랑

 

어지럽다. 분명 나는 이런 마음인데, 이게 허울 좋은 명분이라니. 부정당한 느낌이 들었다. 중3 아들은 시험 기간에도 학원 다녀오는 시간을 제외하면 모든 시간을 게임에 몸을 던진다. 논개도 삼천궁녀의 후예도 아닐 터. 학원이래 봤자 영어와 수학 그것도 교차 수업이니 하루 한 과목의 학원 공부인 셈이다. 달랑 2시간.

 

속에서 화산 터지듯 울분이 터졌다. 마음으로는 주먹질에 발길질도 마다했지만 조용히 타일렀다. 공부를 왜 하며 누굴 위한 것인지, 하든 안 하든 네 선택이지만 지금 노력하는 건 너 잘 되라고 하는 거라고. 솔직히 이런 아이를 그냥 놔둘 수 있는 부모가 얼마나 있을까. 스스로 뭔가 하는 아이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아이에게 어떤 말도 잔소리일 뿐이다. 쓰다 보니 속 열받네. 내가 강박성의 성격이라니. 그럼 애를 애정 하지 않아야 하는가? 속으로 저자에게 막 따지고 있다.

 

 

이어진 또 다른 이야기에서 역시 핵심은 비껴 간 느낌이 든다. 안다. 엄마 자궁을 벗어난 순간 아이는 타인이고 그만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 걸. 하지만 패키지처럼 딸려 오는 양육이란 책임에 아이를 자신만의 인생을 살게 해주고 싶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나. 나 역시 노후에는 아이와 관계없이 내 인생을 살고 싶은 소망이라서 아이가 좀 더 풍족히 살길 바란다. 그래서 그런 건데 또 묻는다. 그럼 애를 애정 하지 말아야 하나?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용은 사랑, 가족, 사회의 3가지 주제로 인간관계에서 맞닥뜨리는 심리를 참 간결하고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특히 경계성, 의존성, 강박성, 회피성, 편집성 인격을 집중 조명하는데 하나가 이것저것 다리를 걸친 듯 여러 유형이 내 안에 갖고 있다는 걸 깨달아 과히 기분은 좋지 않다.

 

구구절절 성격유형이나 심리 이론을 풀어 놓는 여타의 책과는 확연히 다르다. 심리에 따른 적절한 사례 역시 만화로 시작해서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그런 심리가 어디서 기인했는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덧붙여 그런 심리에서 벗어날 해결책을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사람 관계에서 틀림이나 다름을 인정해야 할 사이가 시월드나 처월드 뿐만이겠는가 부모 자식도 친구, 이웃, 회사 동료, 장애인도 성소수자도 인종도 나와 다른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럴 수 있지' 라는 생각은 상대를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위한 마음인 걸 알게됐다. 저자의 말대로 세상 떠날 때가 되어서야 이런 이치를 깨닫게 되지 않아서 다행이다.

 

127쪽, 단단한 유리벽을 사이에 둔 뱅우자의 부모관계

 

일상에서 누구나 경험하는 일들 속에서 나 자신의 심리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돼서 불편한 인간관계를 좀 더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게 돕는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