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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경제경영] 도쿄 리테일 트렌드 - 공간 속에 숨겨진 10가지 인사이트

by 두목의진심 2022.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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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사지 않는 삶'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이번엔 반대로 현질을 부추길 수 있는 '파는' 마케팅에 관한 책이라서 은근한 쾌감이 있어 더 재밌겠다, 는 생각으로 읽었다.

 

일본에 거주하며 소비와 트렌드 분석가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저자의 시선으로 도쿄의 마케팅 흐름을 볼 수 있어 흥미로운 데 저자는 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온라인 소비가 당연한 세상에서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기술을 끌어 들여 판매가 주력이 아닌 브랜드 홍보나 체험 공간으로의 변화는 필요함을 넘어 당연한 흐름이라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시세이, 교토 화장품이나 캠핑 브랜드 스노우 피크를 필두로 '판매' 공간이 어떻게 브랜드를 홍보하는 '공간'으로 변화하는지 소개하는데 이미 이런 흐름은 한국에서도 볼 수 있어서 변화는 진화의 단계로 넘어가는 게 아닌가 싶다.

 

특히 백화점 공간 임대 형식의 서비스로의 리테일(RaaS, Retail as a Service)은 획기적이라 주목할만 하다. 사실 몇 년 전 유행을 탔던 1인 크리에이터를 위한 공간과 기기를 임대해 주는 기업들이 많았었는데 어쩌면 그런 것과 비슷한 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데이터를 판다' 라는 입장에서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내용은, 특히 매장 카메라를 이용한 고객의 동선이나 머무는 시간, 만져 보거나 입어 보는 행동 등 고객의 흥미 정도를 파악하는 데 옷걸이를 이용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비콘과 같은 기업들의 전략을 생각하면 소름 돋는다.

 

반면, 무인양품의 전투적이면서 아주 전략적인 사업 확장을 보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생태계 변화를 짐작하게 한다. 잡화에서 식품을 넘어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에 인프라를 자처하며 폐점한 백화점에 지역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서점과 보건소와 연계된 약국 처럼 주민을 위한 대형 매장을 열수 있는 강심장이라니 멋지지 아니한가.

 

141쪽, 무인양품, 지역의 인프라가 되다

 

"어느 지역이든 커뮤니티 활동이나 모임은 존재하고, 그러한 모임에 지속적으로 참가하는 사람은 적지 않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어 하니까요. 츠타야는 지역의 커뮤니티가 활동할 수 있는 장소로서 츠타야 서점 공간을 빌려줍니다." 169쪽, 책을 파는 곳이 아닌 사람을 모으는 장소로

 

무인양품과 비슷하게 츠타야 서점은 사람을 모으는 공간으로서의 서점이라는 기업 철학으로 지역 속으로 스며 든다. 이런 점은 지역 사회와 초밀착 해야 하는 복지관의 생리와도 결을 같이 하는 터라 여러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정작 복지관은 지역을 겉도는 형편이다 보니 츠타야 서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보다 쉽게 지역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게 해보면 좋겠다.

 

 

또, 직감과 데이터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라는 츠타야 공간 마법의 장본인인 마스다 무네아키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직감이지만 직감을 지탱하는 것은 결국 데이터라는 것이라는 그의 조언 역시 새겨들을만하다.

 

청각장애인 학교 앞 스타벅스는 사인이 수화고 대부분의 직원이 수화로 소통을 한다는 이야기에는 시큰한 감동이 있다. 한국은 학교를 옮기라고 시위를 하는데 말이다. 이제 좀 한국도 인식이 나아질 만도 한데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서 안타깝다.

 

263쪽,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간을 만드는 스타벅스

 

이 책은 변화와 진화, 그 의미를 보다 생생하고 진지하게 느낄 수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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