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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에세이] 시간의 다락 - 읽히지 않는 책들에게

by 두목의진심 2022.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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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스토리 가득한 책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그 책들에는 각자 살아 온 이야기가 있다는 그의 시작을 보면서 훅 하고 따뜻한 기운이 끼쳤다.

"우리는 모두 한 권의 책입니다. 책에는 각자 살아온 이야기가 있습니다." 프롤로그

섬세하달까. 달리 표현을 찾으려 해도 막상 다른 표현이 생각 나지 않을 정도다. 어머니를 남편을 '잘' 알지 못한 채 떠나 보낸 게 아닐까 한다는 그의 마음은 글과는 달리 이미 잘 알고 있던 건 아니었을까. 그리고 딸과 아들, 심지어 반려견 잭까지 따뜻함이 철철 흐르는 글들을 보다 보면 일상에서 저리 섬세하게 바라 볼 수 있다는 게 참 부럽다는 생각에 닿는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등 돌리면 남이 되는 세상에서 연의 끈을 놓을 수 없도록 끈끈하고 질긴 관심으로 두텁게 감싸고 있다는 느낌이다.

고흐의'낮잠'을 보며, 잠든 남편의 숨소리에 박자를 맞추며 잠들 던 때를 회상하는 그의 일상은 왠지 외로움이 짙게 드러나 스산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런 부재한 것들에서 찾아내는 그리운 따뜻함이 더 많아서 훈훈하다.

"그러니까 이제 좀 더 뼈아프게, 좀 더 사무치게 알아야 한다. 선물처럼 주어진 오늘의 모든 일상, 만나는 사람, 주어진 시간을 더없이 소중하고 귀한 것으로 여기며 살고 싶다." 120쪽, 고흐의 낮잠, 일상의 황홀

139쪽,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타인의 삶'이란 영화가 타인의 삶에 감동은 잘하면서 정작 바뀌지 않는 나에 대해서, 그리고 나를 만든 수많은 타인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게 만든 영화라지만 나는 그의 글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한다.

책을 덮은 지금, '먹먹함'이란 단어가 머리 속에 맴도는지 이해할 순 없지만, 읽는 내내 담백하다 못해 담담하게 자신의 일상을 그려내는 그의 생각들을 따라 가다보면 은근 외로움이 묻고 쓸쓸함에 젖는다. 그러다 이내 따뜻해지고 먹먹해져서 어쩔 줄 모르게 된다. 감정을 조용히 내려 앉혀 단정하게 만드는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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