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가는데로서평

[자기계발]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by 두목의진심 2022. 11. 15.
728x90

 

 

자라면서 TV던 만화던 책이던 삼국지 한 번 안 본 사람이 있을까. 그런 삼국지 영웅들의 일화 속에서 그들의 심리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그중 서두를 조조가 장식한다. ​

 

주로 만화나, 소설로 봐온 삼국지 등장인물 중에는 개인적으로 조조를 좋아한다. 비열하고 권모술수에 능하다는 평가를 늘 받는 조조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를 섬세하고 계획과 준비성 거기에 임기응변까지 갖춘 탁월한 리더가 아닐까 생각한다.

 

준비가 되지 않으면 하지 않았던 그의 선택과 집중이 그렇게 매력적일 수 없었다. 어쩌면 덜렁거리고 늘 주의산만하다는 평가가 따라다니던 나와는 많이 다른 그를 집중 조명하는, 그래서 이 책이 흥미롭다. 그 난세에 목숨이 오가는 선택과 결정에 조조는 어떤 심리가 작동되었을까.

 

시작부터 몰입하게 된다. 왕윤이 한나라 오랜 충신들을 소집하고 동탁을 척살할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 저자는 정치가와 충신의 심리는 애초에 다르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눈물 바람 하는 왕윤을 두고 너털웃음을 터트린 조조의 처신에 담긴 심리를 분석하는데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또, 그가 여백사의 목을 벤 후 내지른 내가 세상을 버릴지언정, 세상이 나를 버리지 못하게 하겠다, 는 말이 결연한 의지의 출사표가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 하기 급급한 변명이었다, 는 해석에 다소 놀랐다. 그동안 뒤에 감춰진 내막보다는 광고의 한 장면에 각인된 영웅담에 가까워 진실을 알고 나니 나 역시 진궁처럼 맹목적 반응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학습된 무기력으로 포장된 유비의 우유부단함에 대한 일화는 읽는 내내 고구마 백만스물한개를 씹어 삼키는 듯했다. 자의든 타의든 힘겹게 서주를 얻어놓고 우물쭈물 여포에게 뺏기고 소패로 밀려난 뒤에도 정신 못 차리고 운명을 운운하며 조조 밑으로 기어들어 가면서도 몸을 숙이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 는 그의 심리는 저자와는 다르게 높이 평가되지 않는다. 나는 찌질한 유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128쪽, 운명이 칼을 뽑거든 몸을 숙이고 때를 기다려라

 

또 과도한 욕심으로 현재의 행복을 놓치게 되는 원술의 일화는 행복의 기대치를 현실적 감각을 키우게 만든다. 원술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하는 터라 깊은 이야기를 덧붙이긴 어렵지만 어쨌거나 이런 과욕은 예나 지금이나 피 보는 건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지금 죽여야 하나? 아니면 살려둘까?"

 

이 문장은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지 않을까.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때마다 반복되어 나오는 이 선택의 순간은 목숨이 오가는 절체절명의 갈림길에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했던 조조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천년이 지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밥줄이 달렸거나, 관계의 어려움을 마주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가슴에 손을 살포시 얹고 던질까? 말까? 를 되뇌면서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274쪽, 갈림길에 섰다면 조언 구하기를 즐겨라

 

반대를 위한 반대라니. 천 년 전, 원소가 유비를 도와 조조를 치느냐 아느냐를 두고 전풍, 저수와 심배, 곽도가 서로 척을 지고 서로 대립하는 일이 지금 우리 정치판에서 재현되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웃프기도 해서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삼국지를 모르면 인생을 모르고 정치를 모른다던데,  다양한 심리학 이론을 접목해 풀어 놓으니 맛이 다른 삼국지가 펼쳐지는 느낌이 든다. 국회 앞에 이 책을 던져 놓아도 좋겠다. 2권이 기다려진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