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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소설] 광과, 모서리를 닮은 여자

by 두목의진심 2022.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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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았다. 표지는 생각보다 원색적이고, 왜 자꾸 화투장이 생각나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크기는 생각보다 크다. 내용은 생각과 어떻게 다를지 사뭇 기대된다.

 

정말 궁금했다. 사람 얼굴이 모서리를 닮았다는 것, 닮았다는 그 모서리가 어떻게 생겼냐, 하는 것 말이다. 앉아 있던 우리 집 식탁 모서리를 슬쩍 그리고 좀 오래 보게 된다. 찔리면 아플 것 같다, 는 느낌이 들었다. 근데 설의 생김새가 아플 것 같지는 않은데 작고 쫙 찢어져서 그럴까? 내 눈도 그런데?

 

정말 빨려든다. 그것도 엄청. 아니 모서리로, 서리서리에게 몰린달까?

 

훗, 하며 읽다 보면 이상하리만치 배우 이성경과 남주혁이 설과 운으로 겹쳐 각인된다. 그러다 이들이 드라마에서 튀어 나온다면 좋겠다, 라는 생각도 한다. 따뜻하고 유쾌한, 기분 좋은 로코 한 편 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267쪽

 

"마치 이렇게 하늘이 높고 시원하고 보송한 바람이 날리는 게 마지막 날일 것처럼, 너무 아름다워 눈이 부셨다." 275쪽

 

아, 이렇게 마음을 흔드는 문장이라니, 소설 속 인물들은 스치듯 만나 서로에게 깊이 스며 든다. 그리고 통통 튀는 그들의 관계 속에서 각자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는지, 에 대한 철학적 질문도 담은 주제에 이렇게 입꼬리가 올라 간 채로 순식간에 읽어 버리게 만든다. 참 가당치도 않은 소설이다.

 

숨 막히는 긴 여름의 끝자락이 지나 기분 좋은 숨을 들이 마실 수 있는 가을, 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버라이어티 한 계절이긴 하지만 어쨌든 지나고 다시 그 여름의 이야기를 웃다, 울컥하다 결국 또르르 눈물도 흘리면서 퐁당 빠져들게 만드는 책이다.

 

여름에 읽었다면 엉덩이에 땀띠가 났을 게 분명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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