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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경제경영] 알고 있다는 착각

by 두목의진심 2022.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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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원래' 라거나 '당연'한 건 없음에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신이 가진 얄팍한 '앎'을 바탕으로 아는 것인 양 주장하는 일이 많은데, 그런 일을 경계하라는 메시지 같아서 냉큼 집어 들었다. 신문의 헤드라인만 보고서 기사 전체 내용을 다 아는 척 떠드는 사람도 여럿 봤다. 우린 진짜 뭘 알고 있는 것일까?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 편집국장이자 인류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로 인류학을 제시하는데, 이 책에서 바로 세상의 복잡한 원인과 그 이면에 담긴 단서를 포착함과 동시에 타인을 공감하고 문제를 통찰하는 '새로운 쓸모'를 비롯해 3가지 핵심 인류학적 사고방식인 이해, 경청, 수용을 통한 인류학 시야를 제시한다. 인류학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방대한 사회 현상에 대한 이야기여서 꽤나 흥미롭다.

 

10쪽, 프롤로그

 

인종과 문화를 넘어 '타인'을 이해하려는 여러 시도와 생각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는 사실이 좀 뜻밖이기도 했지만 반대로 그 오래전부터 그런 의식을 갖던 이들의 존재가 현시대에 '글로벌'이란 의미의 공동체를 만들어 낼 수 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낯선 '타자'를 이해할 유일한 방법은 그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직접 관찰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34쪽, 새의 눈, 벌레의 눈

 

요즘 광풍처럼 불어닥친 K-문화를 직접 경험하고자 한국 속으로 날아들고 있는 수많은 이방인들을 보면서, 여기에 누구의 문화 우월하거나 열등하다는 생각을 갖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게 되고 나아가 인류학적 시선을 조금은 이해하는 계기가 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은 21세기 현재, 맹목적으로 발전만 하는 기업과 문명의 이기 속에 인류학적 통찰이 왜 필요한지 또 수많은 분야에 어떻게 접목 될 수 있으며 발전시킬 수 있는지, 혹은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만드는 전염병에는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일례로 인텔이 말레이시아와 중국에서 PC 판매를 늘릴 수 있었던 이유는 그곳의 가족 문화를 관찰한 인류학 팀이 그곳의 가족 문화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라는 점은 그냥 간과할 부분이 아닌 건 확실하다. 내용과 관련해 여러 기업들의 사례를 담고 있으며, 이런 다른 인류 문화의 '낯섬'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심도 있게 다룬다.

 

194쪽, 트럼프와 레슬링

 

이렇게 다양한 사회 문제와 갈등이 판치는 시대에 인간사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당연하다는 관점을 접고 낯섬 속에 진실을 발견할 수 있는 힘을 키우게 돕는다. 그리고 나는 뭘 알고 있는지 자문하게 되는,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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