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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인문] 인문학 쫌 아는 어른이 되고 싶어 -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이 쌓이는 지식 탐사

by 두목의진심 2022.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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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고 싶다고 무조건 되는 게 아님을 뼈때리게 각성하게 한다. 아마 나는 저자가 다다랐던 30년에 얼마를 더해야 할지 모를 시간만큼 책을 읽어야 인문학 쫌 알겠구나, 싶은 좌절감이 쏟아져 내렸다.

 

저자는 서로 이질감 가득한 154가지 단어들을 이리저리 얽고 확장하면서 하나로 연결하는 마법 같은 이야기를 짓는다. 그는 아슬하다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대박! 노인 빈곤과 주택연금 사이를 오가던 칼망과 라프레의 이야기에 이런 기막힌 반전이라니. 웃다가 사레가 들렸다. 심지어 칼망은 고흐를 직접 대면하고 못생겼다, 고 외모 지적까지 했다는데 흥미롭지 않을 수 있을까.

 

32쪽, 드디어 죽다

 

쪽방촌 임대료로 배불린 사람들의 타인의 불행을 바라보는 시선을 꼬집더니 그에 더해 가난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 부의 세습이 있듯 가난도 세습되는 이 시대에 과연 개인이 노력한다고 달라질게 얼마나 있을까 싶어 씁쓸하다.

 

"내 가난을 이해할 수 없을 때 타인의 부유함 역시 이해되지 않는다. 이해되지 않는 부러움은 질투나 증오로 연결된다."60쪽, 가난과 책임

 

읽다가 순전 지적 호기심이 발동했다. 연예인들의 건물 수집에 대한 이야기에 자본주의 잣대를 들이 대며 질투하냐, 는 자문에 저자는 각주로 '유사성'을 달았다.

 

닭은 소를, 소는 사자를 질투하지 않는다 했다. 다만 서로에게 판타지라면서 말이다. 그런데 진짜 그럴까? 먹이 사슬에서 늘 열세인 소가 사자를 부러워 할 법도 하지 않을까? 이왕이면 잡아 먹히는 쪽보다야 잡아먹는 쪽을 소도 바라지 않을까. 그냥 판타지라고 보기엔 좀 찜찜했다. 나라면 그럴 법 하다.

 

이 책은 본문이 양념이요, 각주가 메인이다 싶을 정도로 정성 가득한 각주 설명이 눈길을 끈다. 어디 가서 좀 아는 체할만한 것들이 차고 넘쳐서 슬쩍슬쩍 메모해 놓았다.

 

280쪽, 태초의 우주

 

우리의 몸이 흙이 아니라 27개의 우주 원소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에 발끈할 사람도 있겠지만 종교든 과학이든 어쨌거나 삶은 죽음과 연결되는 섭리로 이해해 보자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서 읽었다.

 

말 그대로 간결하고 감칠맛 나고 재밌는 인문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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