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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인문교양]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위한 권일용의 범죄심리 수업

by 두목의진심 2022.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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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프로파일러란 타이틀을 두고 표창원과 아웅다웅 하며 예능에도 등장하더니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송하영이 그의 모델이었다는 사실로 종지부를 찍었다(표창원도 모 예능에서 인정하더라). 근데 외모 매칭은, 시청률은 어쩔 수 없던가.

 

어쨌든 범죄에 대한 집념은 진심인 그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범죄 대중서를 표방한 이 책으로 일상 곳곳에 친절한 이웃을 가장한 범죄의 단면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조직 폭력부터 연쇄 살인을 지나 동기도 없이 분노를 표출하는 묻지마 살인을 포함해 잔혹해지는 아동·데이트 폭력 및 살인까지 서두에 점점 복잡해 지는 사회 구조에 따라 범죄의 양상도 변화되어 왔다는 설명은 체계적인 과학 수사의 필요성과 프로파일링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게 한다.

 

"자신의 행위로 인해 타인이 겪는 불편함과 고통을 무시하는 반사회적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지극히 자기 중심적이고 이타심이 결여 되어 있는 왜곡된 합리화가 아닐 수 없다. 결국 그의 이러한 부정적 감정들이 타인이 이루어 놓은 것을 강취 하고 그들의 삶을 파괴하는 공격 행위로 표출된 것이다." 42쪽, 악의 평범성, 누가 상황을 지배하는가

 

공격성에 대한 설명에 지존파 김현양의 학창 시절의 진술 내용은 다소 놀랍다. 같은 상황을 경험 하더라도 모두 같은 결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 사회라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이타적인 부분보다 개인화가 가속되리라는 건 분명하지 않겠는가. 개인 중심의 사회에서 공공선이 과연 얼마나 작동될지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정치나 경제를 들춰보면 정말 나쁜 놈들 전성시대 아닌가.

 

관련해 그는 불쾌한 상황에 대한 대응, 물질적 사회적 보상 획득, 사회적 지위 획득, 자신이나 집단 구성원 보호의 기능으로 구분해 공격성의 4가지 기능을 분류한다. 그리고 '공격성은 자신 목표에 대한 좌절이 분노로 이어진다' 라는 여러 사례를 들어 범죄 심리 이해를 돕는다.

 

67쪽, 악은 어떻게 진화 하는가

 

한편 뜨끔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한 내용이 있다. 아이들이 부모 몰래 게임이나 학원을 제끼고 놀고 온 후 후련함보다 죄책감을 더 많이 느낀다는 설명이었다. 근데 우리 집 중2 녀석은 의외로 '그럴 수도 있지' 라는 태도를 보인다. 중2병 정점을 찍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걸 모른체 하고 넘어 가도 될까 싶다. 그러지 않은 놈들은 연쇄 살인마로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데.

 

인간 vs AI 프로파일러 범죄자 찾아내기, 라는 이벤트가 무승부로 끝나긴 했지만 관련 내용은 흥미로웠다. 수많은 범죄 데이터를 기반으로 범인을 추적하는 프로파일링이라는 특징은 당연 엄청난 데이터를 수집·분류하는데 탁월한 AI가 뛰어나리라 생각했는데 역시 열길 사람 속은 AI도 모르긴 하나보다. 범인을 특정하는 데는 인간적 심리 상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니 AI가 능사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AI의 공조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185쪽, 나와 너를 보호하는 안전장치

 

끝으로 발생하지도 않은 범죄를 미리 법으로 차단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범죄는 검거보단 예방이 중요하다, 는 저자의 말에 진심 동의한다. 또 범죄가 개인의 문제인가, 라는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사회 문제라고 생각하는 쪽이어서 특히 강력 범죄 예방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점점 도를 넘어 무서워지는 촉법소년 아이들의 범죄 역시도. 나는 그래도 성선설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이 책은 범죄의 양상이나 방식 등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게 아니라 범죄, 그 이면에 가려진 사람에 주목한다. 또 국내 유명 교수진을 통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의 <인생 명강> 9번째로 영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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