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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경제경영] 뜻밖의 한국 - 전 세계가 놀란 한국식 모순 경영의 힘

by 두목의진심 2022.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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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이나 경영 전략 등 선진 기법 모델을 이야기할 때 한국식 경영이 오르내린다니 정말 뜻밖이다. 저자는 일명 '모순 경영'이라는데 모르면 몰라도 꽉 막힌 수직형 경영이 대부분인 한국 기업들을 보며 말도 안 된다 내지는 그럴 리가 없다, 는 부정적 동기가 작동하는 바람에 읽게 됐다.

 

BTS나 K-방역이 세계에 주목받았다는 이유로 세계가 한국을 주목한다고 이리 넓게 해석한다면 너무하지 않은가. 여전히 한국의 기업들의 리더십이나 조직의 폐쇄성이 구설에 오르내리는 지금 단연코 믿을 수 없다. 너무 저자의 편향된 애국적 관점이 아닐까, 라는 의심이 있었다. 한데 이런 생각은 두 개의 프롤로그를 읽는 것만으로 심하게 흔들렸다. 이 책 굉장히 흥미롭다.

 

이 책은 기업의 혁신과 모순을 연구하는 저자가 새롭게 한국식 경영으로 주목받는 모순 경영이 무엇인지, 문화 콘텐츠의 경쟁력과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진화된 경영과 리더십에 대한 5개 파트, 24가지 화두로 미래 한국 기업이 세계를 선도하기 위한 진단을 담았다.

 

한국인의 DNA에 모순이 새겨져 있으며, 이 모순 경영이 한국의 발전 모토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수백 년에 걸쳐 만들어진 서양 근대화와는 다르게 단 50년 만에 따라잡은 한국형 근대화는 대단하다는 것엔 이견이 없다. 한데 단순히 성장과 결과만 놓고 보자면야 그렇지만 그 이면에 갈아 넣은 노동자의 영혼은 과연 그런 성장만큼 가치를 인정받았는지 묻고 싶다.

 

저자는 모순을 설명하면서 한국인은 주체성 강한 집단주의 성격을 강조한다. 조직에 순응하면서 한편으로는 개인의 능력을 발휘하길 원하는 역동성도 갖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한국식 경영에서 보이는 모순의 특성을 색다른 집단주의, 집단 지성 등 4가지로 구분하는데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 배경을 소개하면서 융합의 개념은 독립된 것들의 어울림을 의미하는 것이지, 독립적이지 않은 것들의 섞임을 의미하지 않는다, 라며 한식의 특징을 빗대 명쾌하게 설명한다. 이어 그런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을 키워야 함을 지적하기도 한다.

 

"문화의 뿌리가 되는 한 나라의 DNA는 당사자가 그것을 인식하든 못하든 작동한다." 100쪽, 정형화된 틀을 깨부수다

 

이어 좀 놀라운 관점인데 팔만대장경에서 거의 찾을 수 없는 오탈자를 불량률 제로 신화로 문화를 해석한다는 점인데 꼬투리를 잡자는 건 아니지만 문화를 산업화의 노동력으로 결과를 평가하기는 좀 무리지 않을까. 그리고 불량률 제로야 한국보다 일본이 더 하면 더 하지 않을까?

 

106쪽, 극한의 강박으로 완벽을 추구하다

 

미래는 새로운 방향 설정과 주도를 위해서 이 독특한 한국의 특성인 모순을 이해해야 하고, 아우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맞는 말일지도… 한편, 한국 조직 문화의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어 어떻게 조화를 이끌어 내는가에 대한 통찰 역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44쪽, 일에서 의미를 찾는 개인

 

조직 내 개인의 역량을 어떻게 발휘하게 하는가, 에 대한 논점은 관료적 수준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허락을 받아야 하는 직원을 아이처럼 대하는 기업의 태도에서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어른으로서의 역할로 믿고 맡겨야 한다는 지적에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역시 이런 수직적이고 경직된 관료적 시스템이 바뀔 때도 됐다고 생각된다. 생산적인 일이 관리자의 입맛에 맞추는 게 아니지 않은가.

 

154쪽, 권한과 책임이 분명한 집단주의

 

리더의 말 바꾸기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유연성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라는, 그래서 리더는 그런 말 바꾸기를 밥 먹듯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생각이 많아진다. 스티브 잡스가 그랬다고 그건 그의 능력이었다고 팀 쿡이 그랬다는데 자칫 리더의 갑질로 비치진 않을까. 기업의 큰 그림은 목적이고 여기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하위 목표는 그때그때 달라지는 비일관성이 경쟁력이라 강조한다.

 

185쪽, 리더의 변덕, 일관성의 모순

 

"자신감이 강할수록 나쁜 리더다." 199쪽, 확신 혹은 오만, 자신감에 관한 모순

 

이어지는 리더의 자질에 관한 부분에서 특권의식이나 자아도취보다는 통찰력의 안목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개인의 자신감은 당연하다는 설명이 뒤를 잇는다. 또 확신과 믿음을 지탱해 줄 앵커의 중요성도 잊지 않는다.

 

이 책은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속 한국인의 독특한 특성을 '모순'으로 설명하면서 비빔밥, 잡채, 석굴암, 팔만대장경, 한복, 한옥 등 의식주를 넘어 종교 철학까지 한국인 정서에 내재된 독특한 모순의 특성은 정말 뜻밖의 한국을 만나게 한다. 정말 뜻밖이지만 은근 뿌듯하기까지 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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