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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사회과학] 비판적 사고의 전환 - 상상, 감정, 직관을 활용하는 건설적 사고

by 두목의진심 2022.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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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휠체어를 타고 있는 그림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비판적'이란 단어가 곧바로 빨려 들었고. 무슨 이야기일지 궁금했다. 보통 사사건건 비판을 일삼으면 염세주의자나 회의론자나 불평불만 가득한 투덜이 스머프 정도로 취급해 버리는 경향이 있어 나는 그저 좋은 게 좋은 거지, 정도의 긍정 요소를 치트 키로 장착하고 살아가려 애쓰는지라 더 궁금할밖에.

 

저자는 인식론을 기반하여 타인과의 상호 교류를 통한 건설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한데 시작부터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퀼팅비 은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저자의 설명을 토대로 정의해 보자면, 퀼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다양한 조각보는 생각, 사고, 직관, 상상, 믿음, 목소리 등으로, 함께 작업하는 퀼터들의 다양성에서 성별, 나이, 민족, 인종, 종교, 사회적 계급 등의 비교를 통해 퀼팅은 '건설적 사고'의 지식공동체를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39쪽, 들어가며

 

저자는 이 책에서 3부에 걸쳐 비판적 사고의 전환을 위한 논의를 제시한다. 1부는 서양사에서 강력한 영향을 끼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 소크라테스까지 거슬러 올라가 남성 중심의 비판적 사고를 철학적 관점의 오류를 지적한다. 2부는 앞선 전통적 교육에서 배제되었던 여성 중심의 사고를 제시하며 젠더의 의미를 명확히 한다. 3부는 현대사회의 여성주의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함을 명확히 한다.

 

'미덕이란 무엇인가?'라는 인식을 통해 고대 사회에서의 여성의 존재에 대한 남성 관점의 질문이자 여성을 정의해 온 백인 여성주의자들의 여성에 대한 범주까지 지적한다. 그뿐만 아니라 저자는 그런 고대 철학자들의 인간 본성에 대한 담론을 퀼팅비 은유와 비교하며 이견을 제시하는데 이해는 달나라 이야기고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빠져든다.

 

71쪽, 보편적 본질과 인식의 주체

 

"플라톤은 인간의 육체가 지식의 원천이 아니라 지식을 상실하게 하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73쪽, 정신과 육체의 이원론과 정신의 우월성

 

영혼과 육체에 대한 플라톤의 정의로 보자면, 영혼은 불멸하고 육체는 영혼에 종속된 것으로 열등하다 보았다. 또 인간의 앎(지식)은 이미 영혼은 알고 있는 것이지만 영혼이 육체와 합쳐지는 순간 육체가 지식을 송두리째 잊게 만들고 그래서 삶에서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을 기억해 내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유사하게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이성이 가장 높은 수준의 지적 능력'이란 가정을 펼친 반면 이와 관련해 저자는 '지능을 행복에 도달하는 길로서 보는 관점은 많은 학생들을 잠재적으로 불행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77쪽)'라며 반박한다. 얼마나 소름 돋는 정의인지, 철학이란 학문은 진심 매력적이 아닐 수 없다.

 

현대 사회는 빛보다 빠른 발전을 거듭하고 여기에 고대 철학이 제시하는 학문적 논의에서 다양성이 배제된 의견 개진은 갈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퀼팅비 은유가 가지는 자연스러운 협업이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통해 그동안 여성은 '비이성적'으로 치부되었던 것에서 사유하는 모든 사람이 인식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매우 흥미로운 주제였지만 인식적 교육 철학이 매우 높아 완독이 쉽진 않다. 들어가는 길부터 멀고 험하달까. 장문의 추천사에 저자, 역자 서문을 지났는데 또 프롤로그라니. 논문에 가까운 어렵고 딱딱한 내용을 본문에 닿기도 전에 지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빽빽하게 채운 활자로 가독성이 떨어져 몰입하지 못하는 게 좀 아쉬웠다. 그럼에도 책을 쉽게 덮지 않길 바란다. 이후 엄청난 철학적 사유의 맛이 기다리고 있으니.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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