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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에세이] 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 -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행동하는 사람의 힘

by 두목의진심 2021.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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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밭은 고사하고 감자빵의 존재도 몰랐던 나로서는 "이제 춘천 하면 막국수가 아니고 감자빵이겠구나" 싶겠다던 추천사를 보고 인터넷을 뒤적거렸다. 도대체 감자빵이 뭐지, 하며 근데 춘천 하면 닭갈비 아닌가?! 요즘은 바뀌었나?


암튼 고민하다 기회를 놓치느니 저지르고 보는 행동파 느낌이 강한 저자의 이야기가 행동보다는 고민만 하는 나와 정반대라서 꽤 많이 궁금하다.


캬! "고민에도 비용이 든다"라는 말에 무릎이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다. 난 그동안 얼마나 많은 돈을 날린 걸까. 별 볼일 없는 이성과 헤어지는데 큰돈이 안 들어간 건 다행이다 싶지만 뭐든 결정에 앞서 신중하게, 말은 고상하지만 정작 들여다보면 불안이지 않겠는가, 그렇게 이리저리 재기만 하다가 타이밍을 놓치거나 포기하는 편이라서 저자의 명쾌한 정리에 속이 다 시원할 정도다.





한국이 불평등하지만 기회는 있다, 고 당당히 주장하는 이 청년 귀농인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그 기회조차 누가 가져갈지 정해져 있을 것만 같은 이 나라 현실에서 저자의 자신감이 놀라울 따름이다. 또 읽다 보면 리더의 자질에 대한 부분도 나오는데 단순히 시행착오에서 건져 올린 깨달음이라고 하기엔 지하 암반수를 끌어올리는 만큼 깊이가 있다. 어쩌면 많은 고민과 관찰 그리고 결단이 학습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불평불만이 많은데 의견을 말하지 않는 사람은 뿌리 뽑아야 할 '악'이라는 표현은 말은 여러모로 공감 된다. 왠지 목에 핏발이 좀 보일지도.


종자 알리기 프로젝트, 꽃따밭에서 감자밭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21세기 농업인의 자세가 절절하고 그런 마인드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그들의 모습이 막연한 귀촌의 롤 모델이 된다.





직원이 100여 명으로 늘고, 그들과 일하는 하루하루가 설렘하고, 일하는 게 재미있다는 이 사람이 부럽다면 나는 진 걸까. 부러우면 진다고들 하던데, 누구한테 지고도 빡치지 않은 경우는 또 뭔지. 그건 그렇고 자신만의 철학과 리더의 역할에도 진심인 이 나이 어린 대표와 일하는 직원들의 성장이 내 눈에도 보이는 듯하다.





젠장! 나는 하나만 하는 게 아니라 동시에 세 개 다 하는 유형이라서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가슴이 뻐근했다. 그때 말할걸, 그때 할걸, 그땐 왜 그랬을까. 이 후회 3종 세트는 여전히 내 삶 대부분의 날을 채우고 있어 뭘 해도 후회만 남는다. 어쩌지 내 인생.


이 책은 어느 날 뜬금없는 아버지의 고백으로 떠안게 된 감자 60톤을 해치우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귀농 해프닝이 아니다. 그렇다고 감자 종자를 지키자는 사명감을 바탕에 두고 그가 브랜드를 만들고 제품화하면서 체득한 일련의 일들을 통해 하려면 제때, 그것도 합리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대로 해보겠다는 성공 의지를 기반으로 한 인생 프로젝트를 펼쳐 놓았다.


선점하되 확장하지 않는다, 멋지지 않은가. 이 사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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