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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경제경영] 뉴스를 전합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by 두목의진심 2021.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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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표지에서 공교롭게 작디작게 적힌 '세상을 바꾸는 기술 이야기'라는 문장에 눈길이 멈췄다. 순간 복잡하게 여러 생각이 뒤엉킨다.

 

기술이 일상을 넘어 세상을 바꾸는 것이야 이젠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하루아침에 어제 '뭔 일이 있었지?' 싶을 정도로 이렇게 뒤바뀌는 흐름이라면 그놈의 기술에 직접적으로 발을 담그지 않은 나 같은 사람들에겐 불안하게 만드는 것도 기술이다.

 

서문에 저자가 툭 던진 '데이터 레이크' 라는 개념이 회자되는 시대, 라는 말에 또 불안이 엄습한다. 데이터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 공간에서 어떻게 정보가 되는지, 아니 뭐가 데이터인지 구분도 개념도 모른 채 코끼리 뒷다리만 잡고 있는데 이미 그런 시대는 넘어갔다니 말이 되는지. 나는 도대체 뭘 하며 사는 건지.

 

Data Lake 데이터 레이크, 가공되지 않은 상태로 저장되어 접근이 가능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 (네이버 영어사전)

 

​'가공되지' 않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다르게 변화할 수 있다는 말일까. 새삼 불안지수가 폭등하지만 뭔가라도 하지 않으면 더 불안한 미래가 될 테니 정독이 살길이라 생각될 정도다.

 

30년, IBM의 인공지능, 요즘은 왓슨이라 불린다지. 암튼 그렇게나 앞서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 저자가 펼쳐 놓는 봇들의 세상을 듣고 있자니 위기감은 만렙 정도를 넘어선다. 반면 그럼에도 저자는 그런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탐한다는 걱정을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일의 종류가 변하는 것'이니 걱정 붙들어 매라는데, 말인지 방군지 그런 일의 종류가 변하는 데서 먹고살려면 그런 기술을 잘 알거나, 뭘 좀 알아야 할 텐데 설마 지구인 모두가 공과생이 되어야 하는가. 거의 그 수준처럼 느껴져 짜증 지대로다.

 

 

'상상력에 기반한 기술력'이 미래 경쟁력이고 이를 위해선 제도권 교육을 뜯어고치는 걸 고려해야 한다는 저자의 지적에 백퍼 공감된다. 한데 그 제도권 교육이 아이들에게 대학 진학에 목숨을 걸라고 부추기는 거 같아 답은 안 보이는데 난이도 실패한 올 개판 수능으로 재수, 삼수를 당연하게 선택하는 아이들 인생이 누구 하나 총대 멘다고 회복될 거 같진 않다.

 

또 이어지는 이야기에선 무서우리만큼 성장하는 플랫폼 시장을 진단한다. 막연히 플랫폼 앱을 이용만 하는 수준에서 바라보게 하지 않고 현시대의 흐름 속에 새로운 플랫폼 시장 변화를 가늠하게 한다. 앞으로의 플랫폼은 과연 어떤 형식으로 진화할 것인지 예측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과제다.

 

데이터가 데이터로 생명을 갖느냐 아니면 소멸하느냐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그런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데는 윤리적 보호장치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그런 데이터 가공에 앞서 고민하며 던지는 효과적인 질문이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설명에 회복 불가능한 거리만큼 뒤처져 있다는 기분이 든다. 공대생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진달까.

 

 

이 책은 1, 2 파트, 41 가지 주제로 나뉜 칼럼 내용은 기술을 바탕에 둔 과학 이야기에다 넛지나 행동 경제학을 파고든 경제와 심리를 바탕에 둔 인문학적 이야기로 이어지는데 위기감도 있지만 나름 흥미로운 소재가 적지 않다.

 

 

한데 저자가 여러 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다듬어서 그런지 문체에서 그런 느낌이 있다. 살짝 딱딱하면서 전문적 정보 위주의 내용이랄까. 읽다 보면 전문 용어가 꽤 많이 등장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떻게든 독자에게 쉽게 녹여내려는 듯 내용은 짧고 흥미로워 아주 잘 읽힌다. 마치 기술의 시대에 인문학을 입혀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게 돕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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