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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자기계발/낭독리뷰]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 (100만 부 기념 특별판)

by 두목의진심 2021.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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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인생 잘못 산 것처럼 지적질 해대며 행동 변화를 다그치는 자기계발서는 어떤 성공 기준이나 함량 미달을 확인받는 것 같은 불편함이 있어 가급적 읽지 않는 편이다. 더구나 나는 습관이나 행동을 뜯어고치면서까지 그다지 성공 욕심도 별로 없다. 한데 2004년 초판 이후 꾸준한 스테디셀러로 100만 부 특별 기념판이라니 호기심에 읽게 됐다.

 

성공 욕심이 없는 건 자랑이 아니라고 지인이 그러던데 거침없이 성공에 대해 말하는 저자의 글이 가슴을 옥죈다. 빨리 뭔가라도 하지 않으면 나 혼자 저 멀리 떠내려갈듯한 다급함이 느껴져 마음이 편칠 않다. 이미 다양성이 보편화된 시대에 성공에 대한 기준이나 생각도 다양해졌을 텐데 부와 명성으로만 귀결되는 성공의 정의가 탐탁지 않다. 혹시 내가 성공이라는 개념 정의가 안 된 탓인가?

 

저자의 한 사례에 심기가 슬쩍 삐딱해졌다. 부자인 아버지에게 도움을 받지 않았지만 부자인 아버지에게서 성공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면 가난한 친구와 비교 자체가 억지가 아닐까? 부자 아버지의 부재를 핑계 삼는 가난한 친구도 긍정할 순 없지만 어쨌든 출발선 자체가 다른 경기는 이미 불공정 한 거다.

 

돈이 많고 적음이 성공의 기준일까, 라는 질문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아이가 아픈데 병원비가 없어 여기저기 빌리러 다니는 것만큼 다급하고 비참한 건 없을 테지만 병원비가 있고 없고는 성공의 기준이 아니라 불편의 기준이다. 죽을 때까지 써도 남아돌 만큼 돈이 많아도 그 돈보다 더 많은 욕을 먹는 기업인은 널리고 널렸다. 그들은 성공한 것일까?

 

신념과 동기 부여에 대해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따끔한 충고가 이어진다. 개천에서 용이 승천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한탄하는 것보다 개인의 목표와 각오에 맞게 신념과 행동 변화를 묵묵히 몸에 밴 습관처럼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충고엔 백퍼 공감한다.

 

 

성공에 '반드시'가 중요하다는 저자의 조언에 20년 전 대박의 꿈을 꾸며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창업했던 때가 스치듯 떠올랐다. 애니메이션 현장에서 8년 넘게 일하다가 주위에서 다들 도와주겠다는 말만 믿고 덜컥 시작했지만 말과 다르게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이해득실을 따졌고 난 막연히 꿈만 꾸는 사람에 가까웠다는 걸 깨닫고 실패를 담담히 받아들였다.

 

하지만 실패가 성공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어떤 류의 사람이라는 것, 이후 어떻게 살 것인지를 찾을 수 있었다는 것, 넘치지는 않아도 많이 부족하지 않은 지금이 못마땅하지 않다는 것을 보자면 성공 못했다고 할 것도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열두 시간 같은 스물네 시간이 주어지고, 어떤 사람에게는 마흔여덟 시간 같은 스물네 시간이 주어진다." 34쪽

 

나는 "쌤은 어떻게 그 많은 책을 읽으세요?"라는 의심 가득한 질문을 동료들에게 종종 받는다. 자신들과 별반 다르지 않는 일을 하는데 책 읽을 시간이 어딨느냐는 거다. 거기다 나는 왕복 3시간 정도 걸려야 출퇴근이 가능한 지리적 핸디캡도 있다.

 

비법이랄 것도 없지만 나는 새벽에 집을 나선다. 물론 책을 읽자고 그런 짓을 하진 않는다. 운전하는 시간보다 정체로 도로에 서있는 시간이 아까워서다. 그렇게 회사에 도착하면 1시간은 족히 책을 읽을 수 있다. 가끔 체력단련실에서 운동할 때도 있고. 퇴근 해서도 밥을 먹자마자 2시간 정도는 책을 읽는데 요즘은 자격증 공부도 시작했다. 피곤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TV를 보거나 게임을 거의 하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좋아하는 독서 삼매경에 빠지다 보면 책 읽는 속도도 빨라지고 이해의 폭도 확장된다.

 

아무튼 저자가 지적하는 것처럼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는 확실히 결과가 다르다.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일지 모른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잘 안되는 건 하려는 마음이 없는 것일지 모른다. 독서든 운동이든 그게 뭐든. 하려 마음먹었다면 그냥 하면 된다, 고 누가 그러더라.

 

인상적인 구절이 있다. '결핍'은 인간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거름이요, 신이 감춰놓은 선물이, 라는 말인데 결핍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해왔던 관점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부족한 부분에 온 신경을 쓰게 되면 될 것도 안 된다. 또 행복이나 성공 등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같은, 이런 태도에 대한 조언을 저자는 여러 차례 반복한다. 여기에 더해 실수에 대한 태도도 함께 조언하는데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보다는 본질적인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려고 노력할 때 발전한다. 대다수 사람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도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다. 삶을 개선하려면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결과가 바뀐다." 148쪽

 

이 책은 성공에 대한 기준과 그에 따르는 개인의 신념과 태도를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서 같다. 성공과 관련된 86가지의 조언은 단순히 노오력만으로 성공에 다다를 수 없는 현실을 자각하게 하고, 그뿐만 아니라 어떻게 목표를 세우고 시간을 계획하고 노력을 통해 태도를 만들 것인지 명확한 기준을 세우게 돕는다.

 

그러면서도 각박한 현실에 성공만을 쫓으면서 인간성을 잃지 않도록 충고를 아끼지 않기도 한다. 누구나 성공을 꿈꿀 수 있으나 누구나 성공할 수 없음을 명확히 깨닫게 하는 책이다.

 

 

책을 덮은 지금, 행복이 상대적이라면 성공도 상대적이고 성공을 좇느라 행복을 놓치지 않아야 함은 모든 것에 앞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쉬이 떠나지 않는다. 괜히 스테디셀러가 된 게 아니다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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