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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인문/경제] 선대인의 대한민국 경제학 - 5천만 경제 호구를 위한

by 두목의진심 2017.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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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가도 몰랐구나 내가 호구라는 것을.

경제. 어렵다. 원래 어려운 것이었겠지만 관심이 없어 더 어렵게 느껴졌었다. 오리였던 그가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여기저기 난리다. 그의 불학실성이 전 세계를 흔들었다. 그러던 차에 <선대인의 대한민국 경제학>에서 그런 알지도 알 수도 없는 보통의 서민을 위해 적나라하면서도 쉽게 경제를 이야기한다.

 

이 책은 자본주의의 근간이 되는 경제 전반에 대한 이론을 다룬다. 금리, 환율, 주식, 부동산, 소비, 노후, 세금, 복지, 인구, 기술, 일자리, 한국경제, 중국 경제, 세계경제를 주제로 다룬다. 그리고 각 주제를 풀어내기에 앞서 질문하는 '호구 지수'라는 걸 문제로 낸다. 가만 들여다보니 한숨만 나온다. 도대체 체크할만한 것이 거의 없다. 자본주의 국가에 살면서 자본주의를 이렇게 모르고 살았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을 정도다.

 

주식을 하지 않으니 주식에 관심이 없었고 그러니 금융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마흔 후반인 지금 나는 부동 자산인 달랑 집 한 채 마련한 게 전부이다 보니 부동산, 노후, 기술 등 이런 주제에 집중하게 된다. 어쨌거나 금리, 양적완화, 중국 경제를 비롯 미국 경제를 포함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 성으로 야기되는 대한민국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세하면서도 무지한 내가 읽어도 경제관념이 한 뼘은 커진 기분이 든다.

 

불확실성이 주는 불안.

대한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과 논조가 솔직히 "너무 불안감을 조성하는 거 아냐?" 싶기도 할 만큼 주관적 평가 싶기도 하지만 반면 전문가의 시각이 아닌 보통 서민의 시각에서 곪을 만큼 곪은 대한민국 경제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정신 번쩍 든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대기업에 기생하는 정부와 그의 찌끄래기 정치인들의 작태에 분노감이 일기도 한다.

 

책 내용에서 말하는 것처럼 환율이라고 하면 해외여행에 환전할 때 알아야 하는 정도로 생각할 만큼 경제는 골치 아프고 내가 알 수 없는 영역 정도로 치부해 왔다. 그러다 요즘 종종 들리는 일본과 유사한 부동산 거품이 많아 곧 붕괴할 거란 예측에 관심을 갖는 편이다. 얼마 전 TV 토론에서 선대인 소장이 부동산 버블 문제로 정부측 인사와 함께 호불호에 관해 부동산 전문가들과 함께 토론하는 걸 봤다. 그때 선대인 소장은 부동산 문제는 심각하게 위험하다는 부정적인 시각의 패널로 출연해 갖가지 지표를 들면서 거의 파상공세에 가깝게 호의적으로 이야기하는 상대 패널들을 곤란하게 했었다.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때부터 나 역시 부동산 문제에 심각성 내지는 관심이 생기기도 했고.

 

어쨌거나 내 개인적인 소견도 부동산 문제는 위기라는 입장이다. 여기저기 2018년의 아파트 물량이 대량으로 공급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리라는 예상들을 내놓는데 이런 내용은 일리가 있는 측면이 많다. 공급은 넘쳐나는데 수요는 거의 없다는 문제, 공급 물량을 소비해야 할 젊은 층의 부재. 결혼이나 취업 그 밖에 독립해서 주택이 필요한 수요가 현격히 줄어든 입장에서 아파트 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진다면 건설사들의 부실로 이어지고 여기에 기존 아파트 가격도 덩달이 떨어지는 문제를 야기한다. 이렇게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상은 경제를 모르는 나도 예상이 가능하다. 여기에 금융자산 중 해외 펀드에 투자할 때 그 나라의 환율 리스크까지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은 주목할만하다.

 

"투자 수익률만 강조하는 증권사에서 해외 펀드에 투자하라고 이야기해도 그 이면에 숨어 있는 환율 리스크까지 꼼꼼히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경제 호구가 되느냐, 아니면 스스로 위험을 경계하면서 적절한 수익을 올리는 경제 능력자가 되느냐를 결정합니다." p70

 

정경유착, 어디까지.

어제 아침 출근길에 이재용 삼성 사장의 법원이 구속 수사를 기각했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얼마나 많은 로비가 작용했을까를 생각하니 분노가 치민다. 거기다 책을 읽다가 그동안 정부가 환율 조작으로 내 주머니에서 대 기업들을 도와주고 있었다는 내용을 보니 참기 힘들다. 그렇게 내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이재용의 배를 불리고 또 그 돈이 최순실 일당의 배를 불려주고 있었다니 어처구니가 없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식의 경제 시스템이니 대기업들이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게 당연하겠다고 생각하니 씁쓸하다. 이참에 삼성 제품 보이콧을 해서라도 이런 대기업 봐주기 관행을 없애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는 수십 년간 환율을 올려서 수출 대기업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어왔습니다. 환율이라는 한 가지 측면만 보더라도 일반 가계의 희생을 담보로 수출 대기업을 키워준 셈입니다." p75

 

소비는 플레밍 효과를 비롯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상술에 말려든 필요도 없는 물건을 막 지르고 후회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이유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빚을 내서 생활을 꾸리는 게 과연 행복인가 하는 질문을 하게 한다. 또 노후 편은 이미 인구 절벽이나 소비 절벽에 대해 어느 정도인지하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다가오는 충격은 상당하다. 연금의 고갈이나 75세까지 일해야 하는 상황, 부동산 이외에 자산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등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극대화된다. 무섭지만 뭔가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은퇴는 하지만 일을 지속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노후, 직장을 찾는 게 아니라 직업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겨울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정말 눈물이 납니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 눈에 잘 안 띄어서 그렇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복지혜택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려운 사정을 무조건 자기 탓으로 돌리곤 합니다. 나라가 자신을 위해 최소한의 무언가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드러나지 않게 숨어서 지냅니다." p299

 

 

 

글 : 두목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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