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그랬다가는 평생 날마다 누군가를 밀쳐야 할테니까." p247
<위시>는 자신을 가족에서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거칠기 이를 데 없는 소녀와 자신을 놀리는 아이들을 밀치기 시작하면 평생을 밀쳐야 하니 아예 무신경해져 버린 위아래로 절뚝거리는 소년, 거기에 누군가에게 버려졌을지 모를 강아지 위시본. 이렇게 결핍을 서로의 존재로 채워나가는 따뜻한 이야기다. 그리고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잘못에 대한 행동 자체가 문제가 아닌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교훈도 담고 있기도 하다.
불우한 가정 환경이 가지는 가장 큰 결핍은 다름 아닌 '사랑'이다. 받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주는 법도 잘 모르는 그런 결핍. 이런 결핍이 극에 달한 찰리는 온통 가시 돋친 것처럼 여기저기 문제를 일으키다 자신을 '천사'내지는 '축복'이라고 말해주는 이모와 이모부로부터 사랑을 받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위아래로 절뚝이며 걷는 장애를 가진 빨간 머리 하워드에게 용서와 배려를 배운다.
소원을 빌 거리를 정하고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 매 순간 소원을 비는 찰리. 이루어지지 않을 소원일지도 모른다는 불안함도 있지만 달리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하는 찰리는 그렇게 단 하나의 소원을 빈다. 하지만 궁금하지 않다. 소원은 남들이 알면 안 되는 것이기에. 찰리의 소원은 더욱더 찰리만의 것이길 바라기에.
이 책이 손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가정환경이 나쁜데 심성이 좋아 늘 괴롭힘과 피해를 당하는 공주과가 주인공이 아닌 외로움이나 불안한 심리로 인한 까칠함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결핍에 대한 역설적 표현을 시원스럽게 해치우는 현실적인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또한 주인공 찰리가 지지자들과 함께 결핍을 채워가는 장소에 대한 이미지가 막 머리에 그려진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버스가 숨을 헐떡이며 올라야 있는 언덕 위의 집이며, 집 뒤 베란다 앞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블루리지 산이며 버서와 거스의 집에 가는 길에 있는 하워드 오덤네 집 좁은 주방에서 5명의 악동들이 뛰놀고, 차고를 지나 서늘하고 축축한 숲 속으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좁은 오솔길을 따라가다 만나게 되는 개울가가 눈앞에 펼쳐진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건대 얼굴에서는 미소가, 가슴에서는 희망이 느껴졌다. 소원이 정말로 이루어질지 모른다는 것 아닌가. 이루어지는 데 남들보다 오래 걸리는 소원이 있을 수도 있었다." p249
매일 매 순간 찾아오는 11시 11분 같은 소원 비는 시간은 그 자체로 가슴 따뜻하다. 이 책 역시 그런 따듯함이 가득하다. 그리고 뻔한 결말이었을지 모를 찰리의 진정한 가족 만들기 소원이 이루어져 너무 좋다.
글 : 두목
출판사에서 가제본을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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