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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버드맨::Birdman] 리건의 자아찾기가 스트레스에 쪄들어 사는 우리 자화상과 맞물려 좋았다.

by 두목의진심 2015.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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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고 마이클 키튼의 자전적인 영화라는 이야기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버드맨>을 보았습니다. 결국 아카데미 4개부문을 수상했군요. 솔직히 영화를 재미로 보는 편이라서 아카데미의 수상은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로 귀결되므로 망설이다가 재미보다는 소문에 대한 흥미로 영화를 봤습니다. 마이클 키튼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흥미로움 말이죠.

<버드맨> 시리즈로 최고의 삶을 구가하던 리건(마이클 키튼)은 쳐진 근육과 자글자글한 주름으로 더 이상 버드맨을 ​할 수 없음으로 대중에게 잊혀져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다시 재기를 꿈꾸며 영화판이 아닌 연극판을 선택합니다.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자신의 모든걸 걸었다는 그에게 '속 옷 하나 걸치고 인기를 구걸하는 쓰레기' 취급을 하며 자신만이 진정한 예술가인양 떠드는 비평가 태비와 연극무대가 자신의 삶의 무대라 혼자 착각하는 마이크(애드워드 노튼)의 경멸스러운 태도가 그를 더 절망스럽게 만듭니다. 결국 "모든걸 걸었다"​는 그의 인생의 굴곡 많은 삶은 아직 끝나지 않은 버팀으로 취해 길바닥에 드러눕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저 배우로 자신의 삶을 살고 싶은 리건과 그의 뒤에서 날개 퍼덕거리며 속삭이는 내적 자아 버드맨은 화려했던 과거의 환상 속에서만 웅웅거리며 공중부양 할 수밖에 없는.. 결국은 망상일 뿐입니다.

​영화는 기존 형식을 따라가지 않은 컬트무비처럼 느껴졌습니다. 끊임없이 떠들고 혼란스럽고 잘척거리며 비틀대지만 한편으로는 절박함을 호소하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복잡하고 좁은 복도를 한참이나 보여주고, 끊임없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리건의 뒤를 바짝 좆는 카메라의 시선과 흔들리는 앵글은 리건의 혼란스러운 정신상태를 보여줍니다. 게다가 대기실에 있는 리건을 재촉하는 웅웅거리는 인터폰 소리와 그를 괴롭히는 또다른 자아 버드맨과 겹쳐져 어디가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되면서 예전 나탈리 포트만이 열연했던 <블랙 스완>이 떠오르며 더 몰입되네요.

​리건의 대사처럼 "결국 어디에도 자신은 없다", "왜 나는 사랑을 갈구하기만 해야 하는가"라는 자신의 삶에서 지쳐버린 그는 뉴욕 브로드웨이 한복판에서 버드맨은 변기 위에 주저 앉혀 놓은채 중력을 이겨내고 천천히 공중부양을 하게되지만 잊혀진 존재에서 새롭게 각인될 ​연극배우로서의 삶은 결국 그건 또다른 상실임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는 얼굴에 붕대를 칭칭감은 진짜 버드맨이 되어 추락합니다. 아니 리건을 바라보는 샘(엠마 스톤)의 얼굴의 미소로 봐서는 비상이라고 하는게 맞겠네요.

영화를 다 보고 두개의 대사가 머리에 맴돌았습니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다보니 마이클 키튼의 삶이 점철된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그를 염두에 둔 이야긴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영화 속 "어때요? 내가 오버했어요? 너무 몰입해서 격해졌어요​"라는 대사가 자주 등장하는걸로 봐서는 감독이 마이클 키튼에게 던지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네요. "어때요? 당신의 삶을 내가 너무 오버해서 해석한게 아닌가요?"라면서 말입니다. 또 하나는 대기실에서 리건이 딸 샘에게 나즈막히 "이 연극이 뭐랄까 마치 내가 살아온 기형적인 삶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야"라고 이야기 하는 장면이죠. 영화판에서 뮤지컬로 연극으로 배트맨이 아닌 다른 삶을 살고자 했지만 결국 사람들은 마이클 키튼이 아니라 <배트맨>만을 기억하기 때문이라는 그의 자조섞인 하소연이 공감되었네요.

이 영화 솔직히 코믹스럽지도 재미있지도 않습니다. 어설픈 CG와 착하지 않은 배트맨의 몸매로 검정 속옷이 아닌 하얀 속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그의 모습은 상징적입니다. 어찌보면 배트맨이 검정 속옷과 망토를 벗어던지고 희색의 속옷만으로도 공중부양을 할 수 있다는 염원이 담겨 그런지 처음부터 끝까지 다큐입니다. 마이클 키튼의 싱크로율 백퍼였던 리건의 자아찾기가 스트레스에 쪄들어 사는 우리 자화상과 맞물려 좋았네요. 이 영화.

 


버드맨 (2015)

Birdman 
7.2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츠 이냐리투
출연
마이클 키튼, 에드워드 노튼, 엠마 스톤, 나오미 왓츠, 자흐 갈리피아나키스
정보
코미디, 드라마 | 미국 | 119 분 | 2015-03-05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이미지 :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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