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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6

[소설]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떠난 목마, 그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를 기다리는 박인환의 시에서 살아 숨 쉬던 그 버지니아 울프가 정신 질환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됐다. 그의 많은 작품 중에 을 읽었을 뿐이다. 그것도 고백하자면 내 깜냥으로는 어려워서 이해 수준이 아니라 훑은 수준이었다. 그런 그의 작품 세계에서 뽑아낸 212개의 문장이라니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북 큐레이터이자 고전문학 번역가이기도 한 역자는 고전 문학의 원문 속에서 문체의 미학과 풍부한 표현이 넘실대는 문장들을 수집해 자신만의 편역으로 독자와 함께 나누고 있다. 역자는 버지니아 울프의 13작품들에서 영감을 받는 문장을 뽑는다. 프롤로그를 보면 작가로 페미니스트로서 그에 대한 무한 애정도 느낄 수 있다. 전에 읽었던 이라는 제.. 2024. 1. 15.
[사회정치] 거침없이 그리고 당당하게, 키스하는 언니들 '퀴어'라는 단어를 읽어도 의미는 깊게 생각하지 않으며 산다. 매년 그들을 알리는 축제가 열리는 것을 알지만 참여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서 혐오하는 이들의 기사와 장면에는 눈살을 찌푸린다. 내가 '앨라이 Ally'일지도 모른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았고, 각종 명칭이 헷갈리기도 했지만 여러 '섹슈얼'의 구분법도 배울 수 있어 나름 좋다. 대학원에서 소수자 인권에 대해 배울 때도 솔직히 'LGBTQ'는 타인의 '성'쯤의 영역으로 치부해 금세 잊고 말았다. 지금도 퀴어를 검색창에 넣고 있다. 정확한 의미가 뭘까 싶어서. "동성애자나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성적 소수자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 네이버 고려대 한국어 대사전 매번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설명해야 하는 부침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 2023. 10. 3.
[인문] 버지니아 울프의 방 - 성을 넘어 자기가 되는 삶 이 책은 출판사에서 기획한 세계 고전을 통해 시대를 관통해 온 관념을 새롭게 바라보는 '이다의 이유'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이다. 문학을 통해 가부장적 시대의 여성차별은 여성 문학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방관하지 말고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성찰하게 한다. 여성차별은 현재 진행형이므로. 그래서 "우린 모두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 은 1928년 10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여성과 픽션'이란 주제로 한 강연의 내용으로 여성의 주체적인 작품을 위해서는 왜 자기만의 방이 필요한지, 왜 년 500파운드가 있어야 하는지, 모든 여성이 어떻게 용기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논란이 많은 많은 주제는 한 사람이 진리를 말하기란 기대하기 어렵다, 라는 문장이 페미니즘을 일컫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의 편견과 .. 2022. 3. 27.
[에세이/낭독리뷰] 우리는 예쁨 받으려고 태어난 게 아니다 학문적에서 페미니즘과 현실에서 페미니스트, 그 어디에서도 이렇다 할 명함을 내놓기가 어려운 입장에서 그리고 작가의 도 읽지 않은 입장에서 이 책을 손에 들고 있는 이유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딸이 있어서다. 녀석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할까 싶어서다. 작가도 말했다시피 딸도 소녀에서 여성으로 변모하는 중이므로. 된장녀로 시작하는 시원하고도 적확한 지적은 그동안 된장녀의 된장을 손가락 끝조차 묻혀보지 못한 지질한 부류들에게 던지는 조소 같음이리라. 사실은 그 '찐'된장녀들에게는 찍소리도 못했을뿐더러 실은 사귀어 볼 수준도 안 돼서 어깃장 놓는 수준이라는 말에 웃음이 터졌다. 아니 웃펐던가? 나 역시 그런 지질한 족속 중에 하나였을 테니. 내가 한창 학창 시절이었던 때는 공공연히 남자들 로망이 셔터맨이었.. 2021. 8. 14.
[교양/심리]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의 프롤로그를 읽다가 예전 뉴스에서 보았던 성추행에 대한 기사 댓글에 "그러게 누가 그렇게 짧은 치마를 입고 설치래?"라는 식의 글이 있었는데 엄연한 피해자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식의 댓글에 불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사회적 편견의 묵직함이 전해진다. 연구자의 침착하고 건조한 문체라기보다 살짝 흥분된 상태처럼 느껴진다. "여성은 호감을 살 만큼 매력적이되, 위험한 관심이나 원치 않는 관심을 받을 정도로 매력적이지는 않은, 위태로운 경계를 찾으려 투쟁한다." 66, 길거리 성희롱. 여성을 성적 존재로 보게 만드는 '문화 강박'이라는 저자의 말이 공감되는 지점이다. 저자는 이 주제를 가지고 TED에서 주목받은 강연자다. 그런데 실제로 여성에게 극심한 다이어트와 짧은 치마 같은 외모 꾸미기에 "왜?"라는 질문을.. 2017. 11. 15.
[인문/사회과학] 그녀의 진정한 이름은 무엇인가 : 우리 시대의 주변 횡단 총서 7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 하는 비판의 방식이 문제이다." '오리엔트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페미니즘'은 어떤 이야기일까. 이 책을 통해 서양을 비롯 동양의 여성과는 다른 관점의 페미니스트일지 모른다는 관념이 생긴다. 서양 페미니즘의 담론으로 아랍권이나 이슬람권의 여성들의 '인권'에 대한 간섭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단순히 여성이 사회적인 억압과 차별을 다루는 의미 정도로 페미니즘을 규정해 온 나로서는 조금은 의미가 있다. 나는 과연 페미니즘의 이념을 혹은 여성의 사회적 입장을 아는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여성이라는 한정적 범위의 인권이나 차별이 아닌 장애인을 포함한 소수자의 이야기로 확대 재생산될 수 있는 의미가 주어진다. 오리엔트적 시선을 벗어난 관점에서 '베일' 여.. 2016.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