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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영화12

[돈 룩 업] 지구 종말이란 무게도 가벼워야 하는 시대 부스스한 머리로 모니터를 바라보던 케이트(제니퍼 로렌스)는 새로운 혜성을 발견하고 흥분한다. 지도 교수 랜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축하와 함께 발견자 케이트의 성을 딴 디비아스키 혜성의 경로를 추적하던 그들은 혜성이 지구를 향해 돌진하고 있으매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학회와 나사에 긴급하게 연락한다. 절체절명의 순간 긴급하게 대통령과 면담을 하지만 시큰둥한 반응에 이들은 언론 플레이를 결심한다. 유명 언론에 제보하고 잘나가는 토크쇼에 출연해 위급함을 알리지만 역시나 가벼운 가십거리에 밀려 빡치고 SNS에 조롱거리로 전락한다.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평화로운 사람들의 지구 구하기는 어떻게 되는 걸까. 놀랍다. 지구 종말이라는 엄청난 비극적 재난을 눈물은커녕 코믹스럽게 만들어 버린다. 끔찍하게 답답한데도 2.. 2022. 3. 25.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상실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 사야카(닛츠 시세)가 체험 학습을 다녀온 사이 무당벌레가 이어준 반려견 루가 떠났다. 루의 빈자리를 받아들이기 힘든 사야카는 둘만의 공간에서 다시 돌아올 것을 믿는다. 루와의 공간에서 우연히 만난 루스를 무당벌레가 그려진 재즈카페 레이디버드에서 다시 만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40년 전 잃은 아들 고이치로(사토 유타로)를 가슴에 묻고 다시 돌아올 것을 믿는 후세(오이다 요시)를 만난다. 그렇게 상실이라는 공통점으로 친구가 된 둘은 바다로 여행을 떠나고 병세가 악화된 후세는 끝내 사야카를 떠난다. 한데 후세는 떠나기 전 루와 고이치로와 역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말을 남긴다. 인상적인 영화다. 우선 사야카가 진심 전력을 다해 달리는 장면이나 아이의 풍부한 표정이 상실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잊게 만든다. 그리고 상.. 2022. 3. 18.
[행복의 속도] 당신의 속도를 알게 하는 '행복'이란 단어에 종종 울컥하다. 그 이면에 늘 행복을 찾아 헤매는 내가 있을지 모른다는 인정이 있을지 모르겠다. 이른 새벽 출근을 서두르고 종종 늦은 저녁 퇴근을 한다. 늘상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은퇴를 꿈꾼다. 출근과 퇴근, 그 이외의 것은 주말로 미루거나 그마저도 하지 않는다. 여기에 행복이 스밀 수 있을까. 일본 유명 습지인 '오제'에는 매년 수많은 트레킹족들이 찾는다. 그리고 오지인 그곳에는 많은 산장이 있다. 하지만 식자재를 비롯한 다양한 필요한 것들을 운송할 수단은 짐꾼인 '봇카' 뿐이다. 그곳 오제엔 6명의 봇카가 있다. 한 번에 평균 70~100kg의 짐을 배달한다. 그 오제의 1년, 일할 수 있는 4월부터 10월까지 봇카의 걸음을 담았다. 정말 잔잔함에 극치인 다큐멘터리 영화다... 2022. 3. 10.
[해피 뉴 이어] 보는 내내 설렘 가득 호텔 엠로스를 중심으로 인연을 기다리거나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15년 고백을 기다리며 고백을 망설이는 호텔리어 소진(한지민), 소진이 고백을 기다리는 사이 선을 넘지 않았던 승효(김영광) 그리고 그의 피아니스트 영주(고성희)와의 깜짝 결혼 발표에 낙심할 사이도 없이 매주 토요일마다 호텔로 선을 보러 오는 진호(이진욱)의 코칭이 이어진다. 5년째 공무원 시험을 낙방하며 여자친구에게 버림받고 마지막 생을 호텔로 선택한 재용(강하늘)은 모닝콜 여인 수연(윤아)에게 위로를 받고, 이런 재용의 뜻한 바를 알아챈 수연은 재용에게 연민을 느낀다. 뮤지컬 배우의 꿈을 꾸며 호텔 메이드로 일하는 이영(원진아)은 우연찮게 사장 용진(이동욱)과 엮이면서 구설수에 휘말리고 반면 용진은 이영을 통해 자신의 강박증을 조.. 2022. 2. 22.
[해피 해피 브레드] 해피, 찾는 게 아니라 보는 것 푸른 들판과 드넓은 호수가 펼쳐진 외딴 시골 마을, 그 풍경 속 카페 마니가 있다. 그리고 복잡한 도쿄를 떠난 리에(하라다 토모요)와 미즈시마(오이즈미 요)가 이곳에서 빵과 커피를 내린다. 점차 마니를 중심으로 이웃 사람들이 모인다. 우체부 총각, 유리 공예가, 가죽 트렁크의 미스터리 아저씨, 스트레스를 미즈시마의 빵으로 푸는 훈남 청년까지. 그리고 마니를 찾아오는 새로운 손님들을 향한 카페 마니의 리에와 미즈시마의 진심을 담은 행복 레시피가 시작된다. 바다는 아니지만 드넓은 호수와 초록 가득한 들판,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빵과 커피를 굽고 내리는 리에와 미즈시마의 삶은 내 오랜 로망이다. 물론 나는 빵보다 책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도심에서 부대끼는 삶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 영화는 이런 내 .. 2022. 2. 21.
[기적] 있을 건 다 있는, 그래서 머리 아픈 영화 아,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있을 게 다 있어서 웃다 찡하고 분개하고 그러다 통곡하다 머리가 아픈 영화 말이다. 코로나19로 조심조심한 영화판에서 간만에 이렇게 좋은 영화라니, 이게 기적이다 싶다. 대학도 포기한 채 경상북도 수학경시대회에서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수재인 준경(박정민)과 홀아비로 원리원칙대로 살아가는, 답답할 정도로 고지식한 아버지 태윤(이성민)의 뒷바라지를 하는 보경(이수경) 그리고 그런 누나의 껌딱지로 준경은 위험한 철로를 걸어 2시간을 걸려야 통학한다. 그리고 어느덧 6년의 시간이 흐르고 고교생이 된 중경은 여전히 간이역을 만들어 달라고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고, 그런 준경의 뮤즈를 자청하고 나선 라희(윤아)가 삶에 끼어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86년, 고1이던 준경의 눈에 보.. 2021.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