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가는데로리뷰

[행복의 속도] 당신의 속도를 알게 하는

by 두목의진심 2022. 3. 10.
728x90

 

출처: 다음 영화 '행복의 속도'

 

'행복'이란 단어에 종종 울컥하다. 그 이면에 늘 행복을 찾아 헤매는 내가 있을지 모른다는 인정이 있을지 모르겠다. 이른 새벽 출근을 서두르고 종종 늦은 저녁 퇴근을 한다. 늘상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은퇴를 꿈꾼다. 출근과 퇴근, 그 이외의 것은 주말로 미루거나 그마저도 하지 않는다. 여기에 행복이 스밀 수 있을까.

 

일본 유명 습지인 '오제'에는 매년 수많은 트레킹족들이 찾는다. 그리고 오지인 그곳에는 많은 산장이 있다. 하지만 식자재를 비롯한 다양한 필요한 것들을 운송할 수단은 짐꾼인 '봇카' 뿐이다. 그곳 오제엔 6명의 봇카가 있다. 한 번에 평균 70~100kg의 짐을 배달한다. 그 오제의 1년, 일할 수 있는 4월부터 10월까지 봇카의 걸음을 담았다.

 

출처: 다음 영화 '행복의 속도'

 

정말 잔잔함에 극치인 다큐멘터리 영화다. 한데 눈을 뗄 수 없다. 20년을 봇카로 일하는 이가라시 히로아키와 그의 후배 이시타카 노리히토의 일상을 좇는 영화는 굳이 '행복'을 드러내지 않는데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닮았지만 전혀 다른 두 봇카의 삶의 걸음을 보며 과연 나는 행복한가, 처럼 필연적으로 삶의 속도를 돌아보게 한다.

출처: 다음 영화 '행복의 속도'

 

'매일 걷다 보니 비로소 알게 되는' 오제의 모습을 오롯이 몸으로 느끼며 걷는 이가라시의 얼굴은 평온하다. 반면 봇카를 전국적으로 알리며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려는 이시타카는 다소 지쳐 보인다. 이가라시는 앞으로 보며 걷고, 이시타카는 바닥을 보며 걷는다. 이가라시는 짬이 나면 아이들과 놀며 자연을 향하고, 이시타카는 고단한 몸을 매만진다.

출처: 다음 영화 '행복의 속도'

 

두 남자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비교되면서 가슴은 저절로 먹먹해진다. 동면기인 11월부터 3월까지는 봇카를 할 수 없어 다른 일을 해야 하고, 점점 달리는 체력에 앞날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는 비슷하지만 이가라시는 자신의 속도로 시간을 채우고, 이시타카는 자신의 속도를 높인다. 그리고 아들의 속도에서 바라본 풍경에 감탄하고 지지하는 이가라시의 어머니와 안정적 수입이 없는 아들의 처지를 걱정하는 이시타카의 부모의 모습 역시 관객에게 삶을 질문하게 한다.

 

좁고 위태한 인생의 길을 걷는 우리 모두에게 삶을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든다. 놓치면 후회할 영화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