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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5

[소설] 명탐정으로 있어줘 일본 제21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공모전에서 대상 수상작이라는 것도 그렇지만, 1965년 생으로 환갑이 코앞인 나이에 미스터리 작가로 등단했다는 그의 이력이 눈에 띈다. 은퇴하고 글쓰기에 도전하려는 사람에겐 등불같은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명탐정과 할아버지의 상관관계는 뭘까? 명탐정이 궁금하다. 뭐랄까 상상 혹은 기대했던 하나의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추리하며 풀어 나가는 형식은 아니다. 사건의 치밀한 전개와 숨막히는 해결이 펼쳐진다기보다 손녀와 할아버지 사이에서 주고받기 위해 사건이 만들어지는, 살짝 흥미 위주의 미스터리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할아버지의 치매성 환시가 양념처럼 곁들여져 긴장감이나 무겁다는 느낌이 덜하다. 자아내면 스토리고, 세상 모든 일도 스토리며, 지어낸 일이기에 아름 답.. 2023. 10. 12.
[소설] 탈락이 아닌 선택, 날개의 날개 일러두기에 일러둔 일본 학제가 놀랍다. 에스컬레이터식이나 지정 추천제가 한국에도 있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 지금도 청소년 자살률을 톱 랭크를 찍고 있는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애지중지.' 마도카의 모습을 보며 떠오른 단어는 이것이었다. 얼마 전에 읽었던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 에도 등장했던 단어. 어쩌면 애지중지 한 결과로 무언갈 바라는 욕망이 담긴 되로 주고 말로 받으려는 본심일지도 모르는. 아무튼 한국의 입시 지옥을 만드는 어마 무시한 사교육과 조기 교육을 관통하는 이야기라서 그럴까. 단숨에 읽게 된다. 딸아이가 고3과 재수를 거치며 치른 입시에서 '가고 싶은' 대학 진학에 목숨을 걸던 아내와 딸 아이를 보면서 놀랐었다. 그리고 재수는 당연하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요즘 입시 현실에 기겁했던.. 2023. 7. 8.
[소설] 모성 엄마, 나 이번 연휴에는 집에만 있을 거니까 나랑 뭐 할지 생각해 놔, 라는 딸의 전화를 받았다는 아내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보통 모녀지간은 으르렁 댄다는 데 우리 집 모녀는 이리 친구처럼 지낼까. 질투인지 섭섭함인지 묘한 감정이 신경을 건드렸다. 넘치는 애교로 아빠들을 딸바보로 만든다는 데 나는 딸바보가 될 수 없었다. 딸은 어릴 때부터 내게 살갑지 않았다. 한 달 넘게 떨어져 있다가 만났을 때도 아빠 하며 달려드는 대신 엄마 뒤로 숨었다. 5살 때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살갑진 않다. 아빠인 내게도 타인처럼 적당한 거리가 유지하는 느낌. 어쩌면 내게 딸바보 부성이 느껴지지 않아서 그럴지 모른다고 여기며 산다. 어쨌거나 부성이든 모성이든 이해하기 쉽지 않아서 이 책이 흥미로웠다. 심지어 모성.. 2023. 5. 29.
[문학/소설] 신의 카르테 1 - 이상한 의사 "신의 손을 가진 의사는 없어도, 이 병원에서는 기적이 일어납니다."라며 현직 의사가 전하는 가슴 뭉클한 치유의 세계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라는 소설이 이상한 의사, 다시 만난 친구, 시간의 풍경, 새로운 시작이란 4가지 에피소드로 출간되었다. 1편의 부제가 '이상한 의사'다. 나쓰메 소세키의 책을 옆에 끼고 의국에서 피곤에 절어 잠이 드는 의사. 근데 괴짜 의사라 불린다. 근데 괴팍한 성질이지만 신의 영역에 들어간 뛰어난 의술과 지상에서 병마에 신음하는 인간들에 대한 애정으로 휩싸인, 그리고 거친 원두를 그라인더로 직접 힘차게 돌린 후 무심하게 물을 내리고 눈을 지긋이 감은 채 커피를 마시던 '낭만 닥터'의 김사부와 묘하게 이미지가 겹쳐진다. 책을 읽는 건지 드라마를 보고 있는 건지 구분이 안될.. 2018. 5. 6.
[문학/소설] 어쩌다 대가족, 오늘만은 무사히! 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려낸 것뿐 아니라 각 가족 구성원들의 고민과 상황을 들어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시사성도 포함한다. 핵가족 시대의 막을 내리고 팍팍한 현실에 다시 대가족이 되어 가고 있는 현대의 사회상을 잘 꼬집고 있다고나 할까. 더구나 각자의 삶 속에서 "불행" 혹은 "힘겹다"고 느끼지만 실상은 타인의 눈으로 볼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부분도 드러낸다. 행복은 어찌보면 상당히 상대적이다. 은퇴 후 노년의 허허로움을 보여주는 가장 "류타로"와 가부장적인 남편과 치매에 걸린 노모와 가족들의 치다꺼리로 삶이 지쳐가는 "하루코"를 통해 황혼기 노년의 문제를, 전업주부로 지내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불안한 생활에 어쩔 수 없이 친정으로 들어와야만 했던 큰 딸 "이쓰.. 2016.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