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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16

[그림/에세이] 잠시 주춤, 하겠습니다 - 나를 위한 위로 한 알 삼키기 제목을 보는 순간, "그래 팍팍한 현실에 죽자 사자 달리는 사람들 밖에 없는 세상에 잠시 '주춤'하는 것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 책은 한 템포 숨을 고르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준다. 내 로망인 그림에세이다. 책장을 넘기자 달리는 아가씨가 나오더니 잠시 주춤, 그리고 안 보이던 꽃이 보인다. 마음이 쓱 열린다. 잠시 멈추고 제목을 다시 봤다. 가 아니고 다. 아직 메꾸지 못한, 할 일을 끝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것 같은 제목. 저 빈칸에 뭘 채워 넣을지 순간 고민한다. 난 '잠시 주춤'하게 되면 뭘 해야 할까? 그녀의 독백이 잔잔하면서도 느리게 가슴을 파고든다. 고된 직장 생활로 신호등만 보며 살았다는, 그 너머에 늘 다른 모습의 구름이 있었다는 것을 놓치고 살았다는 그녀의 말에 울.. 2018. 4. 25.
[자기계발/경제] 센스메이킹 - 이것은 빅데이터가 알려주지 않는 전략이다 미친 듯이 앞만 보고 달리는 것 같은 21세기 과학에 대한 인식 변화를 꽤나 도전적인 느낌으로 엮은 책 을 읽었다. 이성으로만 무장한 과학에게 '인간'에 대한 의미를 간과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듯하다. 과학이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에 대한 존재론이랄까. 결국 사람이 먼저다. "생각하는 일을 멈출 때 위기에 빠지는 것은 우리의 지성만이 아니다. 우리의 기업, 교육, 정부, 저축도 위기에 빠진다." 17, 서론: 인간적 요소가 결함이 된 시대 저자는 인간의 편리함을 위할 때 발전의 가치를 지닌다는 의미의 탐구나 생각을 이야기한다. 솔직히 과학이나 경제 분야에 문맹에 가까운 나로서는 좀 어려운 학술적 이야기가 곳곳에서 몰입을 방해하기는 하지만 요즘 TV의 광고시장을 인공지능이나 무인자동차가 뒤덮는 시기에 과학이.. 2018. 2. 14.
[공감//에세이]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라는 제목을 보고 무언가 흐릿해지고 잃어가고 있는, 치매로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의 이야기인가 싶었다. 내가 나이를 먹는 것과 동시에 엄마는 나이를 한 움큼씩 쌓는 느낌으로 빠르게 늙어 가시는 게 아닐까. 죽음이라는 상실의 의미를 담고 싶진 않지만 요사이 엄마를 보고 있자면 먹먹해지는 무엇이 있다. 이 책은 그런 상실에 대한 이야기다. "때때로 내 눈에 엄마는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다." 135, 내 행복은 어디에​ 엄마도 처음부터 엄마이지 않았다는 너무 뻔한 말. 그럼에도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을 거라고 생각해버리는 통에 엄마에게 기대고 받기만 하려 한 게 아닐까. 나아가 좀 막대해도 다 용서해주는 관계처럼 설정해버리기도 하고. 나이 사십이 넘어 오십이 가까웠지만 여전히.. 2017. 12. 13.
[만화/에세이]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 어쩐지 의기양양 도대체 씨의 띄엄띄엄 인생 기술 원래는 긴 추석 연휴에 띵가띵가 게으름을 부리며 읽을 책 중에 하나였다. 다소 늦은 지름으로 추석 연휴가 지난 후에 받아 보게 됐지만. #고구마라는 만화도 모르고 #도대체 씨도 모른다. 그런데 '도대체'라는 필명이 도대체 궁금해졌다. 도대체라는 어감이 뭔가 잘 풀리지 않거나 상당히 꽤나 귀찮을 때 주로 쓰는 단어인 듯해서 이 작가가 궁금했다.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는 그림이 복잡하지 않고 심플한 만화. 거기다 #그림일기처럼 일상을 담은 소소한 재미와 읽을거리가 담겼다. 나는 남한테도, 특히 아이들한테도 잘못하지만 일단 나한테 잘 못하고 있는 게 더 많으니까 '잘 하는 비법'같은 걸 배우고 싶었다. 부제에 '인생 기술'이라고 기술을 가르쳐 준다고 하지 않은가. 을 읽다가 뿜었다. '그렇지 이게 사회.. 2017. 10. 12.
[심리/에세이]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요, 우리 - 마음이 뾰족한 날, 나를 다독이는 공감 에세이 '나'만 챙기는 세상에서 '우리'를 챙기는 따듯한 책을 만났다.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서평단으로 신청을 하면서 두근두근했다. 무지 긴 귀를 가진 토끼도 그러하거니와 도대체 하고 싶은 거를 척척하면서 살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하긴 할까? 어떻게 해야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살 수 있는 걸까. 저자의 생각이 생활이 삶이 궁금했다. "행복에는 수반되는 무게가 있다. 하기 싫은 것을 아홉 개쯤은 해내야, 하고 싶은 하나를 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p24 얼마 읽지도 않았는데 저자 말대로 인절미 한 덩어리가 목구멍에 달라붙은 것처럼 마음이 걸려 계속 넘어가지 않는 문장을 만났다. 나는 여태 아홉 개의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아서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는 걸까? 얼마나 하기 싫은 일이어야 숫자로 셀 .. 2017. 9. 26.
[소설/추리] 야행(夜行) "새벽이 올 것 같지 않아요." 퍼즐 맞추기라는 표현이 적당할까? 을 읽는 내내 내가 무엇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시다 미치오, 하세가와, 기차, 누군가를 부르는 듯 오른손을 올린 여자 그리고 다섯개의 밤. 공통적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등장하는 것들에 대한 기묘함. 미스터리 추리소설임에도 억지스럽게 공포를 조장하지 않는다. "문득 나를 감싸고 있는 어둠이 광대하게 느껴졌다. '세계는 언제나 밤이야.'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p220 무중력! 이 책이 그렇다. 끝도 없이 빨려든다. 쉽게 읽히고 기억의 파편들을 따라가다 조각들이 맞춰지고 엄청난 반전은 아니지만 원래 그랫던 것처럼 밤과 새벽의 이어짐이 자연스럽게 밝혀진다. 단 한 번뿐인 새벽은 끝날 것같지 않은 밤의 연장일까. 작가의 말처럼.. 2017. 7.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