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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올 것 같지 않아요."
퍼즐 맞추기라는 표현이 적당할까? <야행>을 읽는 내내 내가 무엇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시다 미치오, 하세가와, 기차, 누군가를 부르는 듯 오른손을 올린 여자 그리고 다섯개의 밤. 공통적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등장하는 것들에 대한 기묘함.
미스터리 추리소설임에도 억지스럽게 공포를 조장하지 않는다.
"문득 나를 감싸고 있는 어둠이 광대하게 느껴졌다.
'세계는 언제나 밤이야.'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p220
무중력! 이 책이 그렇다. 끝도 없이 빨려든다. 쉽게 읽히고 기억의 파편들을 따라가다 조각들이 맞춰지고 엄청난 반전은 아니지만 원래 그랫던 것처럼 밤과 새벽의 이어짐이 자연스럽게 밝혀진다. 단 한 번뿐인 새벽은 끝날 것같지 않은 밤의 연장일까.
작가의 말처럼 시간이 직선이 아니라 0.000001 이라도 비틀려 있다면 지금은 더이상 지금이 아니고 현실은 현실이 아니겠지. 우주인 가가린이 말한 "지구는 파랗다."라는 의미는 밤의 색이 아니었을까? 그런 묘한 이야기가 멈추지 않는다. 이 여름, 끝나지 않는 이야기가 맴도는 듯 하다.
세계는 온통 밤이므로. 끝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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