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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7

[사회정치] 죽은 자의 말을 듣는 눈 - 법의학,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 부산의대 법의학 교수이자 법의학 연구소 소장인 저자가 산자의 시선으로 죽은 자를 바라 보는 것이 아니라 '법의학'의 시선에서 인간에 관한 삶과 죽음을 이야기 한다. 법의학은 죽은 자의 억울함에 대한 해결이 아니고, 더구나 과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말하고 싶었고, 심지어 법의학은 인권 옹호의 권리 존중 의학이라 힘주어 말하는 그의 말이 인상적이다. 한데 문득 죽은 자의 인권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들었다. ​ 덧붙여 그가 하는 죽은 사람을 진료하는 것은 죽은 사람을 위한 것이자 아직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의료 행위라는 말에서 '아직' 살아 있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을 보듬는 것이라는 의미는 아닐까 생각이 든다. "죽음이라는 끝이 있는 유한한 삶을 사는 우리이기에 인간을 이야기하려면 죽음을 언.. 2024. 2. 8.
[사회정치] 취약성에 대한 주체적 권리, 돌봄과 인권 돌봄을 이렇게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인권 활동의 현장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권을 활자에만 가두고 살아오다 얼마 전부터 인권교육을 받으며 깨닫는 단 하나는 인권은 태어남과 동시에 하늘에서 공짜로 뚝 떨어진 것이지만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제대로 누리며 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여기에 더해 돌봄이 왜 돌봄이고 왜 인권을 떼려야 뗄 수 없는지 명확히 한다. 신입생 티를 아직 다 벗지도 못했던 대학 2학년 때 갑작스러운 사고로 전신마비가 됐다. 말 그대로 무한 돌봄 의존자였기에 돌봄에 인권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너무도 잘 안다. 그래서 이 책은 시작도 전에 얼마간의 지침이 있었다. 표지가 예사롭지 않았다. 20개의 숫자는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알 수 없는 선으로.. 2023. 8. 29.
[사회과학] 낀대 패싱 - 튀고 싶지만 튀지 못하는 소심한 반항아들 우선 패싱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정치·외교 등의 관계에서 다른 한쪽을 무시 내지 투명인간 취급당하는 것(나무위키)의 의미다. 낀대가 무시나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는 것일까. 공정과 정의 사이에 꼈다, 라는 저자의 세대 구분으로 보자면 낀대는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짬뽕된 세대다. 한데 1970년 생인 내 정체성은 586세대에 가깝다. 붉은 머리에 선글라스를 눈이 아닌 머리에 쓰고 "조크든요"를 외치는 X세대도 탐탁지 않은 속마음과는 다르게 X세대나 신세대에 끼지 못할까 슬쩍 발을 담갔던 진짜 낀대라서 흥미롭다. 시리즈를 소환할 만큼 단순한 세대론의 문화콘텐츠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시작부터 정치 이야기다. 정치 얘긴 가족 간에도 하지 않는 나로선 탐탁지 않지만, 20대에 청년들의 전폭적인 지지.. 2022. 4. 14.
[사회과학/낭독리뷰] 어스테크, 지구가 허락할 때까지 - 지속 생존을 위한 비즈니스 액티비스트 선언 원체 환경이나 생태에 미안한 마음으로 관심만 쏟는 편이라서 망설임 없이 선택한 책이다. 이 책은 지구와 인간의 공존을 위한 해법을 찾으려 애쓰는 4명의 기업인을 만나 인터뷰한 통찰의 기록이며, 저자의 표현대로 "생명을 아끼는 마음이 생명을 살리는 기술과 만나면서 펼쳐지게 될 시장의 마술"이 바로 이 책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깊이가 있다. 지구 생태계, 거창하게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저 환경만 꺼내도 참 미안해진다. 집과 회사에 손만 뻗으면 잡히는 텀블러가 천지빼까리인데 굳이 종이컵을 사용한다. 핑계를 대자면 불편한 손으로 설거지가 힘들다는 이유지만 실은 귀찮은 게 더 크다. 그래서 불편해하면서도 관련된 책은 찾아 읽는 편이다. 뭔 마음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광.. 2021. 10. 10.
[사회] 세계시민교육 - 주요 개념과 논쟁에 대한 비판적 접근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면 반드시 이해하고 실행해야 하는"이라는, 이 문장 하나가 가슴을 쉴 새 없이 방망이질 해대는 통해 아직 서문을 읽었을 뿐이지만 정말 세상이 더 나아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의 끌림이 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기본적 논의에서 포괄적 의견의 수용이나 담론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는 걸 밝힌다. 세상에는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있으며 그들의 의견을 포용하되 자신들만의 관점을 토대로 세계시민교육의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하고 있는데 뭐랄까? 자신만의 개념이 확고하게 정립된 자신감에서 오는 아우라 같은 게 느껴진다. 한편, 시민성에 대한 논의에서 "시민은 한 명의 개인이지만 모든 개인이 시민은 아니다"라는 말과 바로 이어 "실현될 수 있는 권리 주장의 가능성을 허용.. 2021. 6. 7.
[경제/경영] 빅니스 - 거대 기업에 지배당하는 세계 책을 읽기 전 생각했다. 나는 소수자 혹은 사회적 약자인 부류에 속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불평등'이란 단어에 반응하는가? 아니면 나는 실체적 불평등을 겪으며 분노하는가? 같은. 이런 사회 문제적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자성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함께. 솔직히 이 책도 아무 생각 없이 '대기업의 지배' 혹은 '불평등한 경제구조'라는 단어에 꽂혀 신청했다. 하~ 나는 왜 이렇게 불평등에 예민한 걸까. "지금 우리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기업 중심으로 인한 '거대함의 저주 Curse of Bigness'에 맞닥뜨려 있다. 이 저주는 일반 대중이 경제적으로 번영하는 데 심각한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에도 심대한 위험이 된다." p9 인상 깊은 문장이 아닐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는 어느새 기업 중심으로 .. 2021. 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