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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세이4

[에세이] 다 똑같이 살 순 없잖아 - 그것대로 괜찮은 삶의 방식 김가지 씨에게 희망과 용기를 양분처럼 공급해 준, 아니 여전히 그러고 계신 노승희 씨 이야기에 64년 생 이화자 씨가 떠올라 코 끝이 찡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더 이상 걷지 못하고 남들과는 다르게 된 아들을 30년의 세월을 훌쩍 지네고 난 지금도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다채로운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고 다 막아내 주느라 손이 코끼리 피부를 닮아가고 있다. 책장을 넘기는 족족 이화자 씨 생각을 멈출 수 없다. 결혼 생활이 행복했을 리 만무하고 오십을 훌쩍 넘기거나 넘으려는 삼형제는 여전히 부모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가슴은 오죽 너덜너덜해졌까. 엄마가 인고 했을 그 긴 세월이 노승희 씨 이야기를 듣고서야 아주 조금 감당이 된다. "너희는 엄마가 참 이무로운 거 같아. 내가 뭔 말만 하면 버럭 성.. 2023. 5. 9.
[에세이] 깊은 밤을 건너온 너에게 - 여백을 담는 일상의 빛깔 '스민다' 라거나 '번진다' 라는 말이 갖는 따뜻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수채화의 농도를 사계절에 담긴 삶의 농담으로 이야기하는 작가가 얼마나 부러운가. 이유 없는 짜증이 명치끝에 걸려 내려가지 않을 때는 그림 도구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라는 작가의 심신 안정 방법으로 그리는 계절은 생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색을 덧입히며 물기가 종이에 머금도록 기다리는 일 같이 수채화를 통해 터득한 것들이 작가가 삶에서 얻은 인간관계의 깨달음으로 번진다. 그리고 그런 일들은 읽는 내게 공감으로 천천히 스며 든다. 작가는 색의 명도와 채도로 삶의 태도를 표현하는데, 내 일상은 어떤 선명함을 가졌을까 생각한다. 명도는 높은지, 채도는 어느 정도 밝은지… 부디 밝고 선명한 삶이었길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길, 만약 .. 2022. 4. 27.
[에세이/낭독리뷰] 가끔은 그저 흘러가도 돼 생소한 작가가 생소한 그림체로 일상을 나눈다. 몇 컷의 그림과 그 속에 담긴 짧은 글로 위로와 위안을 준다. 작가의 위트와 진지한 이야기에 살포시 미소가 번지기도 한다. 내 일상과 닮은 모습에 쉽게 지나치지 못한다. 때론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대책 없이 맞아야 했던 때처럼 우두커니 멈춰서 몇 번이고 또 읽으며 가슴에 담는다. 인생이 마라톤이라면 그 여정에 일상은 급수대일까?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평지를 두루 거치며 숨이 깔딱 넘어갈 때쯤 만나게 되는 급수대는 오아시스가 아닐까. 인생이 마냥 힘겹거나 쉽기만 하다면 재미없겠지. 때론 변덕스러운 것 몇 개쯤은 있어야 활력도 되고 신날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말대로 욕심부리지 말고, 딱 자기 숨만큼만 있다가 솟아올라야 하는 해녀처럼 내 숨의 크기가 얼마만큼.. 2021. 10. 6.
[에세이/낭독리뷰]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 유해한 것들 속에서 나를 가꾸는 셀프가드닝 프로젝트 우리 부부에겐 '식물을 키운다'라는 건 언감생심 꿈도 못 꾸는 일이라, 그럼에도 아내는 정말 '잘' 키워보고 싶다는 간절함은 있지만 진짜 잘 크는 식물도 데려오면 그녀는 볕좋은 창가에서도 생명을 거두는 재주가 있고 나는 그냥 생명체를 키우는 건 우리 애들만으로도 죽을 지경이라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SSG 지나치려던 책인데 시리즈 작가라는 데에 호기심이 생겼다. 근데 사실 이 책도 읽지 않았다. 뭐 암튼 나도 셀프가드닝이 필요한 시기는 분명하니까 타이밍은 적절하다 싶다. 그나저나 주로 식물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는 책인 줄 알았다. 곰을 인간으로 변신시킨 식물의 힘을 강조하는데서 호감도가 만렙으로 채워졌다. 짤막한 글로 관계, 생활, 감정, 자기성찰 등 일상의 변화를 만들어낼 방법들이 소개된다... 2021.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