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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영화를말하다72

[해어화: LOVE, LIES] 훔친 자들의 노래 일제 강점기 유명 기생 학교 대성 권번의 조선 정통 가곡 정가의 명인 소율(한효주)은 어릴 적 아버지에게 팔리다시피 권번에 들어온 연희(천우희)와 "하늘아래 둘도 없는 동무"가 된다.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타고난 재능으로 명인의 자질을 갖춘 소율과 그저 평범하게 간신히 몸 파는 기생이 아닌 예인으로 거듭난 연희의 이야기. 영화 는 두 개의 꼭짓점을 갖고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정가"와 "가요(유행가)" 정확한 박자와 꾀꼬리 같은 음색의 장단을 맞추는 정가의 소율과 달리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로 조선의 목소리가 되어야 하는 연희의 내적 갈등을 그리고 있다. 물론 중심에 이 둘의 갈등을 부추기는 남자 윤우(이연석)가 있다. 어쩜 이런 자극적이며 원초적인 치정사로 인해 더 심리적 갈등이 인간의 본질을 끄집어 내.. 2016. 5. 15.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 Captain America: Civil War] 영웅들의 딜레마, 오래전에 했어야 하는 고민 집에 어린이가 있는 관계로 늘 오월이면 어벤저스를 보아온 느낌이다. 작년에도 이맘때 어린이를 위해 을 봤는데 올해는 를 봤다. 어린이를 위해 선택한 영화였는데 반응은 시큰둥. "아빠, 왜 아이언 맨이 나쁜 걸로 나와요?" 초등학교 2학년짜리에게는 그리 보였나 보다. 정의로운 캡틴 아메리카를 등지고 반대편에서 히어로들을 괴롭히고 혼자 왕따가 되는 모양새가. 아직은 신념이나 정의로움이 뭔지 모르니 말이다. 그래서 난 그랬다. "다 나쁜 놈들이야. 지들끼리 싸우고 건물 다 부수고 비행기 작살내고 말이지" 라고 말이다. 우리가 히어로물에 간과하고 있던 사실을 이번 영화에서는 정면으로 직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영화는 맘에 든다. 마블이나 DC 코믹스, 트랜스포머 등의 정의를 위해 악당을 쳐부수는 히어로들은 물.. 2016. 5. 6.
[대배우 : THE GREAT ACTOR] 장성필은 오달수가 아니다. ​ ​ 지금은 "천만 배우"보다도 더 유명세를 떨치는 배우 중 한 명이 그들을 돋보이게 만드는 "천만 요정" 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이미 억 대 배우인 오달수다. 솔직히 영화에 푹 빠져 사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스크린 속 그를 한 번쯤은 다 보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그가 천만 요정을 내려놓고 원톱으로 스크린에 나왔다. 얼굴에 수만 가지의 표정과 감정을 쏟아내는 그지만 사람이 아닌 개로 그것도 국산 개가 아닌 외국 개로 말이다. 사실 감독이 그를 존경해 온전히 그를 담아내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하지만 속 장성필은 오달수가 아니다. 오달수에 초점이 맞춰져 그에게 헌정하는 영화가 아니라 오히려 장성필을 통해 박찬욱이나 설강식으로 대변되는 설경구, 송강호, 최민식에 대한 오마주 정도가 아닐까 싶다. 영.. 2016. 5. 1.
[런던 해즈 폴른 : London Has Fallen] 결코 벌어져서는 안되는 일, 테러 2012년에 제작된 속편인 은 1시간 40분 동안 게임을 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시종일관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에 헬기를 향한 탄도미사일까지 날아다니는 이 영화는 정말 화끈한 액션을 선사한다. 하지만 테러라는 민감한 문제를 부각하기 위해 너무 많은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을 노출하고 있다. 테러를 벌이는 이들이나 그들을 막으려는 이들이나 모두 가해자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치고는 각국의 정상들을 겁도없이 희생시키며 오히려 불안감을 부축기는 게 아닌가 싶다.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각국의 테러가 어느 특정 종교적 집단의 무분별한 학살행위나 종교적 차원의 내전 등으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일상다반사적인 일쯤으로 여겨질 정도로 빈번해지고 있는 요즘 상황을 비추어 보면 에서 발생하는 세계를 대상으로 벌.. 2016. 4. 25.
[유스 : Youth]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들 "젊음"에 대한 이야기를 "노인"이 하는 영화 를 봤다. 뭐랄까, 굉장히 심오하고 난해하지만 알 것 같은 느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 다양한 삶의 방향을 보여준다. 영화는 부유층과 명망 있는 사회 인사들이 머무는 스위스의 1급 호텔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군상을 보여준다. 늙고 병들어 더 이상 공을 찰 수 없는 전설적인 축구선수의 공에 대한 미련이나 언어장애를 의심 받을만큼 머무는 동안 단 한마디도 서로 하지 않는 부부나 사랑에 상처 입고 때론 자유로움에 대한 맛을 알게 되기도 하고 자신의 정체성 혹은 미래에 대한 불투명한 위치 거기에 그런 인생에 새로 들어 가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담겨 있으면서 한편으로 그 모든 것을 이미 초월한 60년 지기 친구인 프레드(마이클.. 2016. 4. 23.
[조이 : Joy] 너무 상투적인 성공 신화여서 맥 빠진다. 성공한 여성 기업인 조이 망가노의 실제 삶을 소재로 한 영화 는 누군가의 삶을 관찰하는 '맛'을 느끼게 해주는 것에 너무 충실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헌데 너무 충실하다 보니 영화에서 보여줘야 하는 다이내믹한 감정을 다 보여주지 못한다. 그저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진상 가족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며 우울할 틈도 없이 지내야 하는 싱글 맘이라는 고난을 부각하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이 부분이 답답하기만 하고 그녀의 삶을 관찰하는 게 다소 맥빠진다고나 할까. 침대에서 엉덩이조차 떼지 않는 엄마는 TV만 들여다보고, 그런 엄마에게 질려버린 아빠는 이혼 후 주체하지 못하는 바람기를 딸들에게 여과 없이 보여주는데다 시시때때로 조이의 능력을 폄하하며 진상을 떤다. 게다가 저 좋아하는 걸 하겠다고 가장의 역할을 팽.. 2016.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