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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에세이/여행] 댄싱 위드 파파 : 꿈많은 아빠와 딸의 꿈같은 여행

by 두목의진심 2016.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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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은 어디를 갈까? 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와 가는가? 가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 중에 하나다. 그래서 그것이 극기든 순례든 힐링이든 누군가와 그 순간을 나누고 문득 스치는 찰나의 감정을 공유하면서 만드는 것이 여행이라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댄싱 위드 파파>가 주는 설렘과 감동과 부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북한으로부터 대한민국의 평화는 유시진의 알파팀이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전국에 흩어져 각개 전투 중인 중 2들이 지키는 것이라 믿는다. 나 역시 그런 중 2가 그것도 한창 예민한 딸내미가 집안에 들어앉아 있기에 이 책이 선사하는 세계 곳곳의 여행지보다 아빠와 함께 그것도 춤추며 만들어 가는 여행이자 추억이자 사랑이기에 부러움에 책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다.


가끔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신청하기도 하는데 이 책은 "딸과의 여행"이라는 글귀에 단박에 신청했었다. 그 책이 내 손에 들어와 이렇게 기분 좋은 설렘을 주었다. 여행을 동경한다기 보다 딸과의 여행이 가슴을 떨리게 한다. 나의 딸이 스무 살 아니 그 언저리 그 어느 때라도 자신의 아빠가 늘 꿈꾸어 오던 것들 중에 가장 첫 번째가 자신의 손을 잡고 따뜻한 온기를 나누며 함께 하는 여행이었음을 알아주었으면 싶다. "자녀가 있는가? 그것도 딸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 오만가지 감정을 실어다 줄 것이다!" 내가 이 책을 덮으며 드는 소감이었다.


<댄싱 위드 파파>는 여행지를 가이드처럼 세세히 소개하진 않는다. 아빠와 딸이 서로 의지하며 서로의 신뢰를 쌓고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더욱 믿게 만드는 여행을 소개한다. 때론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지만 초콜릿 하나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아빠와 딸이 아닌 그저 여행자의 마음으로 비우는 구도자의 행보로 그렇게 그들은 여행하는 청춘이 된다. 이 모든 소소한 이야기와 감정이 실려 나도 모르게 그들과 함께 그 어려운 걸 해내는 나를 발견하는 인도의 고행스러운 여행에 동참하고 벨기에의 와플의 맛을 느끼며(실제로 동네 벨기에 와플 집에서 사다 먹었다. 와인은 빠졌지만.) 영국의 빨간 이층 버스가 우리나라에도 얼른 굴러다니길 소망하고 고흐의 작품 속 남프랑스 아들 거리를 걷기도 하면서 난 여행자가 된다.


단순한 여행 가이드 식의 여행지 소개가 아니라 진짜 여행하는 기분을 전해주어 고맙다. 그리고 아내에 대한 사랑, 둘째 딸의 대한 사랑도 함께 담겨져 있어 더욱 좋다. 마지막 아내에게 주는 편지는 울컥하게 만들었다. 나도 아내에게 마음을 전한다. 여행에 관한 세세한 이야기들은 내가 마치 가지 않아도 꿈꾸지 않아도 내가 함께 그곳에 있는 것처럼 함께 거리를 거니는 것처럼 느껴져 나도 육십 언저리 그 어느 날 스무 살 언저리의 딸과 세계 어느 곳이든 조용한 거리를 두 손 꼭 잡고 걸어보리라 다짐한다. 이 부녀의 다음 여행 이야기도 정말 기다려진다. 하지만 개인적인 아쉬움은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여행에 대한 방법적 기술을 알려주는 가이드북이 아닌 이상 옥에 티랄까? 다음 책에는 현지인 숙소 예약 방법에 관한 노골적인 업체명 홍보는 나오지 않았으면 싶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글씨가 너무 작다. 노안인 아빠들을 헤아려주었으면 싶다.

"어떤 사람은 하루 만에 혀를 끌끌 차며 '내가 이런 곳을 왜 왔지' 하며 떠나는 곳이지만, 여행 중 가장 이해가 가지 않아 힘들고, 여행 후에는 가장 생각이 많이 나는 곳이 바로 인도다. 아빠와 나, 우리가 딱 한 나라만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인도! 바로 인도다." 39쪽

"아빠가 다 알면 이야기해줄 텐데 모든 것이 빨리 바뀌는 요즘 아빠 생각도 정답이 될 수 없어. 대신 한 가지는 이야기 해줄게. 네가 한 결정을 믿고 끝까지 나아가 보는 것, 그것이 인생의 정답으로 가는 가장 가까운 길이야." 80쪽

"히말라야의 길고 길었던 밤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아빠와 딸이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 온전히 마주했다. 그 순간이 내가 아빠와 함께 한 모든 시간 중 가장 사랑했던 시간이다." 116쪽

"회사는 좋은 곳이었고, 원했던 곳이었고, 그곳을 나오면 앞으로 다시 들어가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매월 받는 급여의 달콤함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지옥' 이라고 불리는 밖에서 힘든 것보다는, '전쟁터' 에서 힘든 것이 더 낫다는 것도 물론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되는 것이 더 무서웠다.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평생이 바람처럼 지나갈까 무서웠다.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용기가 나지 않을까 무서웠다." 301쪽

"세월이 스쳐 지나감은 사람을 내적으로 성숙하고 지혜롭게 만드는 동시에 표면적인 매력을 앗아가는 것이 분명했다. 마누가 아빠의 나이를 묻는다. 그리고 육십은 아직 어리다는 표정으로 아빠를 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385쪽

"그래서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은가 보다. 넘어져도 혼이 나지 않고, 일어나면 칭찬 받으니까. 부모의 시선이 더 오래 머물수록 아이는 힘이 난다.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결국에는 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393쪽

 

 

 

 

 

 

 

 

 

 

 

 


글 : 두목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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