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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문학/인문] 행복한 삶을 위한 인문학

by 두목의진심 2016.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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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주제로 하는 하는 책은 여기저기 많다. 그처럼 인생에서 "행복"이라는 화두는 빼놓고 말할 수 없는 중요한 인간의 욕구다. 이 책 <행복한 삶을 위한 인문학>에서도 "행복한"이라는 제목이 눈을 잡아끌었다. 거기다 자기 계발서가 아닌 인문학 책이라니 뭔가 다른 깨달음이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두께가 두툼한 책임에도 겁없이 덥석 집어 들었다. 저자는 "행복한 삶"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행복한 삶에 대한 "가치"를 말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삶이 행복할까 하는 고민을 담은 책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행복의 가치를 깨닫는가에 대한 고민을 더해 함께 하는 여럿이 함께하는 삶에 대한 행복을 이야기한다. 책이 두껍고 때론 어렵고 가끔은 난해하고 고민스럽고 하지만 결국엔 후련하다는 느낌이다. 뭔가 깨달았다는 느낌도 있고. 물론 실천하는 삶이 중요하겠지만 어쨌거나 마지막 장을 덮은 이 순간은 좋다.


전 세계적인 불황이라지만 특히나 대한민국의 서민경제가 바닥을 치는 현 상황에서 직접적인 표현으로 불안한 경제상황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대형 마트의 유통시스템을 적나라하게 지적하거나 그런 시스템을 각성한 사람들이 연대를 통한 "산다는 것" 혹은 "생활 한다는 것"을 전달하고 그 의미를 제대로 생각해보게 한다.  또 3장의 "조건 없는 사랑"을 읽으며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는데 꿈틀대며 자라야 할 아이들 내면의 싹을 잘라 버린 건 아니지.. 그래서 우리 아이들을 아빠 눈치를 보는 아이들로 만든 건 아닌지 미안하고 반성하게 된다. 또 저자는 어디에도 없다는 이상적인 세상인 유토피아를 발상, 생각의 전환만 한다면 지금 바로 여기가 이상향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설파한다. 돈벌이가 아닌 살림살이로, 탐욕 추구가 아닌 필요 충족으로, 죽임이 아니라 살림으로 생각을 바꾸면 협동조합이든 공동체든 건강하고 즐거운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충분히 공감된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살면 행복해져야 하는데, 지금 세상이 그렇지 않다고요. 이유는 상품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 상품이 되다 보니 그렇게 뒤틀린 것이라고 합니다. 세 가지가 핵심인데, 바로 토지, 노동, 화폐입니다." 27쪽


인간이 사회라는 걸 구성해서 사는 동안 경쟁은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원시 부족의 수렵이든 현대 사회의 직장 생활이든. 발 빠른 자 혹은 기가 막히게 활을 잘 쏘는 자가 배불리 먹게 되는 약육강식의 문제는 현대에도 이어져 남들보다 부지런하고 머리 잘 쓰고 다양한 능력을 쌓는다면 어쨌거나 남들보다 배불리 먹고산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경쟁이 서열을 만드는 불합리한 세상이 된다는 게 문제다. 이런 점을 저자는 애둘러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


"먹고사는 문제가 점점 어려워지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걸 개인적으로 노력해서 성공과 출세를 통해 해결하는 방식은 기존의 질서를 바꾸지 못합니다. 물론 노력을 할 필요는 있지만 기존 질서의 변화를 늘 가슴에 품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과 같은 '팔꿈치 사회', 즉 옆 사람을 밀쳐내야 내 생존이 보장되는 그런 사회가 아니라 각자 개성껏 배우고 일해도 먹고사는 데 별 지장이 없는 그런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비로소 누구나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거죠." 87쪽


"천천히 가더라도 행복한 걸음으로 마음이 맞는 이웃과 함께 하면 아무리 험한 장애물들이 놓여 있어도 즐겁지 않을까요? 그런 마음으로 발은 땅에 잘 딛되 눈은 보다 넓게 보다 멀리 바라보면서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야죠. 그래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세상을 물려주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100쪽


공동체 적인 삶을 행복이라는 화두에 맞춰 결론적으로 마무리하는 데는 솔직히 걱정스러웠다. 사람과의 소통이 중요함을 충분히 알지만 그로 인해 쌓이는 피로도가 상당하다는 것에 점점 관계를 기피하고 있는 내 현실에 비추어 과연 어떤 삶이 "행복"으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한다.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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