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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팬 : Pan] 피터 팬을 피터 팬이라 부르지 못하겠다.

by 두목의진심 2016.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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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의 손을 잡고 하늘을 반짝이는 팅커벨의 빛을 따라 영원히 늙지 않는 그들만의 세상, 네버랜드로 날아가는 동화 피터 팬은 동화이기 전에 그 자체로 아이들의 상징이다. 그런 피터 팬이 아직은 피터 팬이 되기 이전의 소년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팬>은 동화 속 피터 팬의 프리퀄이라는 설정을 지향한다. 그럼에도 아직은 피터 팬이 아닌 그냥 팬은 "동화를 믿지 않는다"고 단칼에 검은 수염에게 일갈하는 장면은 이 영화가 가진 정체성이 아직은 뚜렷하게 설정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하는 듯하다.


2차 세계대전 중인 영국의 어느 한 보육원에 버려진 팬은 십여년을 성장했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하늘을 나르는 해적선에서 뛰어내릴 용기도 없는 평범하게 그린다. 헌데 시대적 배경이 왜 전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황당하게 하늘을 날으는 해적선을 전투기가 쫒고 총탄을 얻어 맞던 해적선은 쫒길 만큼 쫒기더니 갑자기 하늘로 솟구쳐 오르더니 우주로 날아가 버린다. 왠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설정을 판타지라고 시작한건지.


어쨌거나 빡빡 밀어버린 두상으로 열연하는 검은 수염(휴 잭맨)이 없었더라면 어쩔뻔했는지 모를 영화다. 사실 아이들을 납치해다가 노동력 착취하는 악당 검은 수염의 정체가 사뭇 궁금하지만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 노동 중인 후크(가렛 헤드룬드), 후크 역시 아직은 동화 속 악당인 후크 선장이 아니지만 어색하게나마 등장하길래 팬과 함께 검은 수염과 대항하며 싸우다 손모가지 하나 내주고 갈고리가 되나보다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고, 쌩뚱맞게 요정의 수호자로 등장하는 원주민의 존재도 그렇고 아직은 동화 속 피터 팬의 판타지가 여물지 않은 프리퀄쯤으로 여기고 보기에는 스토리 자체가 너무 엉성하기 짝이 없다. 나는 지금 동화 속 피터 팬의 판타지만 빼앗긴 기분이다.

 

 

 

 


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영화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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