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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뷰티 인사이드 : The Beauty Inside] 낯선 외로움이 주는 따뜻함을 느낀다.

by 두목의진심 2016.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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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모습이 바뀌는 남자, 그런 남자를 눈이 아닌 가슴으로 기억해야만 하는 여자의 이야기 <뷰티 인사이드>. 한참 지난 영화지만 밖은 엄청난 한파지만 따뜻한 햇살이 드는 오후 오랜만에 오붓하게 아내와 둘이 감상했다. 아내와의 감상 포인트는 약간 달랐지만 어쨌거나 나는 과하지 않게 몰입할 수 있던 이 영화가 좋았다.

가구 디자이너 우진(이범수)은 우연히 가구 판매점에서 의자에 얽힌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수(한효주)를 만나고 호감을 갖는다. 오랜 시간 망설이던 우진(박서준)은 이수에게 다가서 마음을 고백한다. 이틀동안 잠도 자지 않고 이수와의 데이트를 이어가던 우진은 결국 지하철에서 졸다가 다른 모습으로 깨어난다. 실망스런 표정의 우진(김상호)는 아침을 먹기로 한 약속을 포기하고 우진은 또다시 혼자가 되면서 진짜 이야기는 시작한다.


<뷰티 인사이드>내면의 아름다움이 주제다. "사랑"을 시작하는데 외모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우진의 행동을 통해 부인하고 있지는 않지만 내면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보여 주지는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사실 감독은 잘생긴 우진에게만 이수와의 키스를 허락한다. 어쨌거나 이수는 우진에게 잔잔히 젖어들 호감을 느끼고 편안해지지만 매일 낯선 모습으로 등장하는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데 대한 불안하고 답답함을 느끼며 혼란스러워 한다. 한편 매일 변검을 하듯 얼굴이 바뀌며 늘 새로운 "나"와 맞서야 하는 두려운 우진(유연석)은 결국 그녀의 혼란스러움과 미래에 대한 자신의 두려움으로 이수를 떠난다. 이런 이수와 우진 심리적 상황을 적절히 드러내며 과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게 관객들로 하여금 이수의 마음을 공감하게 만든다.


하루하루 전쟁같은 현실을 사는 사람들에겐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일 수 있을까 하는 우진같은 정체성의 혼란이나 사랑하는 남자를 만났지만 사람 하나만의 문제가 아닌 주변의 눈을 의식하는 이수의 혼란이 아프면서도 이해할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외모가 변해 버린 우진은 "내일"이라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그릴 수 없다. 단지 오늘 하루 주어진 모습으로 살아갈 방법에 익숙해져야 하는 그의 삶이, 매일매일 바뀌는 얼굴에 갇힌 그의 삶이 어쩌면 매일 다른 모습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같은 걸까? 날마다 같은 모습을 하고 날마다 다른 마음으로 흔들렸던, 어쩌면 매일 다른 사람이었던 건 니가 아니라 나였던 게 아닐까"라는 이수의 대사가 가슴을 친다. 그리고 우진의날마다 만나는 낯선 외로움이 이수의 따뜻함을 느끼게 만든다.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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