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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문학/인문/사회] 끝까지 물어주마 : 왜가 사라진 오늘, 왜를 캐묻다

by 두목의진심 2015.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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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올 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가 뽑혔다고 한다. 풀이하자면 '어리석은 군주로 도가 없어졌다.'는 뜻이라 한다. 기가 막힌 표현에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박근혜 정권를 생각하자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덮기'다. 역대 다른 정부들 에서도 사건사고야 많았지만 이번 정권 만큼 진실을 은폐하고 국민과 불통하던 정권은 없지 않나 싶을 정도다. 버금가던 이명박 정권도 넘어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도를 넘어 섰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개인적으로 정치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거나 ·우의 편향을 가릴 정도의 정치 성향도 깊지 않다. 그런 나같은 사람에게도 이번 정권은 해도해도 너무하다 싶은 것이다.


난 솔직히 정치판은 그놈이 그놈이지 여·야 구분은 의미 없다고 보는 사람이다.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수구적 보수인 여권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인식이 강한 야권도 진보라는 허울을 둘러 쓴 것 뿐이라는 생각에 딱히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 <끝까지 물어주마>는 꼭 봐야 할 책으로 선택했다. 이 책이 진보 성향의 국회위원 출신 정봉주가 "전국구"라는 팟 케스트에서 쏟아 낸 이야기들을 정리했다는 띠지를 보고 말이다. 사실 난 팟 케스트를 보지도 않고 더구나 "전국구"가 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10가지의 사안들은 그동안 뉴스로 기사로 봐오던 내용이며 공분을 느끼기에 충분한 주제여서다. 또한 현 정부가 생각조차 하지 않는 국민의 소리 대중의 소리에 "귀 닫고" 불통으로 일관하는, 소위말해 자신들에게 불리한 이야기에 독재적인 행태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야기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요즘 역사 교과서를 대다수의 국민들이 반대하는데도 저렇게 고집스럽게 밀어부치는 속내가 뭘까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속 시원해진 느낌이다. 다른 생각과 사상을 하나로 묶으려는 생각은 말도 안된다. 일제가 저지른 만행인 "내선일체"도 아니고 말이다. 더구나 그것이 역사라면 더더구나. 아무리 자신의 부친과 관계된 일이라 해도 말이다. 게다가 일본 아베와 그의 외조부, 대통령과 그의 아버지와 연결된 고리가 반세기에 걸쳐 이어져 있다는 내용에는 식겁할 정도다.


<끝까지 물어주마>는 이런 대한민국 정치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건, 사안들 중에 10가지를 추려 묶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 속에 담겨진 내용과 정치적 발언은 각자의 정치적 편향을 가진 개인적인 판단에 맡겨야 한다. 헌데 난 개인적으로 어느 편향도 아닌 입장에서 이 책의 내용은 꼭 알아야 할 내용이며 국민의 알권리에 속한다고 본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아무리 개인적인 진보적 소신을 발언한 내용이라고 해도 유명 대학 출신에 교수에 기자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공적인 발언이며 대중적 미디어인 팟 케스트를 통해 이루어진 내용이라는 점으로 본다면 내용에 거론되는 인사에 대한 어느 정도의 예의는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 현직 대통령을 형편없게 비하하거나 정치적 사상을 가진 상대방 인사들 혹은 그런 류의 집단에게 폄하하는 언어로 하대하거나 조롱하거나 비아냥 거리는 발언은 불편함을 넘어 불쾌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런 점은 책이 전달하려는 내용을 희석시킨다. 특히나 역사 교사서, 미친 전세를 넘어 가계 부채, 세월호, 대일 외교 등은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도대체 현 정부는 왜이리도 감추고 빼돌리고 회피하려 하는지 답답하다. 쌍용 자동차 사태는 예전 공지영의 <의자 놀이>라는 책에서 정말 끝나지 않는 비리와 국가 권력의 모호함으로 분노했던 기억이 새롭게 떠오르기도 했다.


문제는 "왜?"라고 끝까지 물을 것이 아니라 "왜?"에 대한 속 시원한 답이 있어야 한다. 그냥 덮기만 할 것이 아니라 말이다. 누구 말대로 임기는, 정권은 끝나도 역사는 끝나지 않는 것처럼. 이 책으로 오늘 하루는 답답하고 공분되고 짜증날 듯 하다.

 

 

 

 

역사를 이야기 하는데 한강도 있는데 왜 하필 장강을 비유해야 했을까.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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