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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특종 : 량첸 살인기] 기자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지 진실을 전달하는 게 아니다.

by 두목의진심 2015.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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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가리는 것은 그들의 몫이다." 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가. 드라마건 영화건 '기자'가 등장하는 내용에는 '보도에 대한 진실'이라는 내용이 빠지지 않는다. 단순히 보도에 대한 내용을 너머 그 내용의 진실성을 화두로 이야기를 끌어 나가기 마련이다. <특종 : 량첸 살인기> 역시 이런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블랙 코미디로 포장하기엔 흡입력이 좀 약하다. 연쇄 살인범이 한낱 기자에게 당하는 사실이나 아내의 뜬금없는 바람에 대한 고백은 뜬금없다.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은 조정석의 연기가 개인적으로는 돋보이지는 않았다. 불안한 상황에 대한 설정이었을지는 모르지만 끊임없이 주절거리는 듯한 대사와 비굴한 듯 자신감 없는 행동들이 시작부터 시종일관 계속되는 장면들이 좀 불편했다. 하지만 막판 경찰의 오판을 뒤집는 범인의 윤곽이 뒤바뀌는 반전은 나름 메세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신선했다.


이혼을 앞두고 후원업체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짤릴 위기에 처한 무혁(조정석)은 이직을 알아보기 위해 전전긍긍하다가 연쇄살인범 제보를 받은 사실을 기억하고 제보자를 만나고 긴가민가 하면서 범인의 은거지로 들어간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증거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찾고 특종을 터트린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오보라는 것을 깨닫고 사실을 바로 잡으려 하지만 자신의 현실과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진범은 점점 엉뚱한 방향으로 드러나게 된다.


<특종 : 량첸 살인기>스토리는 기자들의 이면을 적나라 하게 보여준다. 특종 하나에 승진과 엄청난 부수입이 생기는 현실에 진실에 대한 보도는 의미없고 단지 사실을 보도하고 그 사실에 대한 진실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알아서 믿는 것이라는 책임전가를 아무렇지 않게 보여준다. 이처럼 우선 터트리고 보자는 현대 언론사들의 속보전을 통해 진실은 감춰지고 허위든 진실이든 믿는 것이 진실이라는 선정적 보도가 판을치는 현 세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보는 사람, 혹은 말하는 사람들을 통해 진실이 거짓이 되기도 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일들을 기자인 무혁과 연쇄 살인범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얼마 전에 SNS를 통해 전 국민의 공분을 일으켰던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이 생각나기도 했는데 사실과는 별개로 단지 SNS에 올려진 내용만으로 세 모자는 천하의 불쌍한 사람들이었고 그들을 폭행했던 이들은 짐승으로 치부된 사건이 시간이 지나 경찰의 발표된다. 하지만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은 이슈가 된 내용과는 전혀 다르게 세 모자의 사기였다는 일이 충격을 준 사건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기사의 확대·재생산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에 대한 메세지를 이 영화가 고스란히 담아냈다.

 

 

 

 


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영화 "특종 : 량첸 살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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