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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협녀, 칼의 기억: Memories of the Sword] 모두에게 재미있는 것이 재미있는 영화다

by 두목의진심 2015.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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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의 시대, 고려를 배경으로 무협 영화라는 점과 김고은, 전도현, 이병헌 그리고 준호가 출연하면서 기대감을 잔뜩 부풀린 <협녀, 칼의 기억>은 와호장룡, 영웅 거기에 칠인의 사무라이까지 떠오르는 장면이 짬뽕된 줄거리 없는 영화로 기억될 듯 하다. 각각의 배우가 연기하는 인물의 감정선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인물에 대한 설명이나 대를 이어 감당해야 할 복수에 대한 의무부여에 대한 묘사가 부족해 답답함만 준다. 더욱 웅얼거리 듯 내뱉는 덕기(이병헌)의 대사는 집중하지 않으면 걸러내기 어려울 정도다. 복잡한 감정선을 표현한다고는 하지만 맘에 안든다.


감독이 무협을 좋아하는지 영상미에 힘을 쏟기는 하지만 검술 장면에서 서로의 합이 녹아들지 않아 칼을 끝까지 휘두르지 못하고 나가다마는 어색한 장면이 군데군데 보인다. 어쨌거나 그런 무협에 자주 등장하는 "부모의 복수"라는 의미에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 했던 것같다. 그 시작은 민란을 주도 했던 사형 풍천(배수빈)을 배신한 덕기(이병헌)의 탐욕을 내세워 인물의 갈등을 빚었다. 거기에 "정의"를 실현할 인물은 다름아닌 덕기의 연인인 설랑(전도연)이라니 너무 뻔하지 않은가.


감독은 관객이 이해하지 못할 것을 예상이나 한듯이 "가진 자" 존복(김태우)과 "가지지 못한자" 덕기의 괴리감을 덕기의 자조적인 목소리로 "탐내라"라는 읊조림으로 인간의 탐욕이 비극의 시작 되었다고 설명한다. 거기에 설랑의 "사사로운 것들을 끊어내는 것이 협(俠)이다"는 내레이션을 통해 존속살인에 대해 정당성을 이해가 아니라 주지시킨다. 그럼에도 영화는 탐욕으로 점철된 유백과 과거의 연인을 그리워하는 덕기를 통한 회한에 갇힌 유백의 심리나 사랑하는 연인이지만 배신자의 심판자로 살아야 하는 복잡한 설랑과 그런 설랑을 통해 복수의 칼로 키워진 홍이(김고은)는 모든 전말을 알게된 후 부모를 죽여야만 하는 내적 갈등이 몰입되지 않는다.


감독의 의중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죄인의 대한 심판 그러니까 정의의 실현은 풍천의 딸 홍이든 친딸 홍이든 상관없이 "심판의 칼"이 정당한게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는 듯 하다. 하지만 우리네 정서상 친부모를 죽여야 하는 가혹한 운명이 그닥 설득력있게 다가오지 않아 더욱 몰입되지 않았던건 아닐까. 그리고 또하나의 궁금증을 만들어내는 인물로 율(준호)을 등장시켰으나 홍이와의 관계도 미진할 뿐더러 비극적인 가족사에 새로운 갈등이나 그 어떤 연결선을 갖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마무리되 버리는 점 또한 아쉬웠다.

 


협녀, 칼의 기억 (2015)

Memories of the Sword 
4.2
감독
박흥식
출연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 이경영, 김태우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21 분 | 2015-08-13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영화 "협녀, 칼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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