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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와일드 :: Wild] 고통스럽게 무거운 영화이면서 한 편으로 가벼워지는 영화

by 두목의진심 2015.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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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고찰하는 방식은 참으로 다양한 것 같습니다. 조용한 곳에 앉아 명상을 한다거나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 내지는 마라톤처럼 끝도 없이 내달리며 "무언가"에 대한 의미를 탐닉하기도 하지요. 이런 점에서 영화 <와일드>는 참 고통스럽게 무거운 영화이면서 한 편으로 가벼워지는 영화이기도 하네요. 첫 장면부터 "왜(Why)"라는 질문 하게 만듭니다. 왜 저렇게 자기 키보다 더 큰 배낭을 짊어지고 남미 멕시코 국경부터 북미 캐나다까지 4,000Km가 넘는 극한의 도보 하이킹을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개인적으로 든 생각은 묘한 신음소리로 시작하는 첫 장면에 해답 내지는 궁금증을 던져주고 궁금하면 "따라와!"라며 관객들로 하여금 셰릴 스트레이트의 여정에 동참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극중 주인공과 동일인인 26살의 셰릴 스트레이트의 수기를 보고 리즈 위더스푼이 제작자로 나섰다지요. 그녀 역시 자신의 과거 어느 한 부분이 닮아여서 인지 모르겠습니다.어쨌거나 그녀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장 마크 발레 감독과 손을 잡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영화는 로드무비 답게 셰릴의 거친 숨소리와 끝없이 걸어야만 하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의 여정 속에서 관객들에게도 "삶"의 여정을 마주하게 합니다. 주인공인 셰릴(리즈 위더스푼)의 가감없는 열연으로 더욱 빛나지만 솔직히 이 영화의 멋진 점은 인생에서 처절하게 망가져 밑바닥을 치는 시점에서 절망으로 포기하지 않고 튕겨져 오르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힘들면 언제든지 포기해도 돼"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아주 달콤한 유혹이 될 수 있는 말을 셰릴 역시 알고있으면서 시종일관 갈등의 상항을 묘사하듯 자주 읆조립니다. 또한 이와 함께 중간중간 자신의 유년의 시절을 회상하면서 떠올리는 "긍정적"인 엄마의 삶을 조명하면서 흐르는 "엘 콘도 파사"의 멜로디와 가사의 내용은 영화에서 전달하고픈 메세지가 아닌가 합니다.

가난하고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셰릴은 어떤 상황에서도 웃기를 멈추지 않는 엄마에게 묻습니다. "후회하지 않느냐"고 어쩌면 그런 상황에 후회라도 해야만 위안을 받을 수 있지않느냐는 자포자기적 질문에 셰릴의 엄마는 "그렇지 않다"고 웃으며 대답하면서 그때문에 "너희들이 있지 않냐"고 화답합니다. 엄마는 셰릴의 존재 자체이며 넘을 수 없는 벽이었습니다. 이런 엄마의 죽음은 셰릴에게 더 이상 삶을 지탱할 "지속"의 이유를 두지 못하고 마약에 무분별한 섹스, 이혼 등 점점 망가져 인생 밑바닥에 이르러서야 PCT를 시도하면서 자신의 존재 이유였던 엄마의 인생에 한걸음 다가섭니다.

산 꼭대기에서 망가질대로 망가진 자신의 발 속에서 걸리적 거리며 삐져나와버린 발톱을​ 잡아 뽑으며 중얼거립니다. "길보다는 숲이 되어야지.. 그래, 그럴수만 있다면 그게 좋겠지" 그러다 신발 한짝을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고 분노하면서 나머지 한짝도 집어 던져 버립니다. 중간 부분 자신의 키보다 더 큰 배낭을 "몬스터"라 놀리는 동료 하이커들과 만나고 우리 인생의 여정과 닮은 꼴처럼 "버릴 것은 버리고 털어 낼 것은 털어내야 한다"는 진리를 분노에 차 나머지 신발 한짝을 집어 던지는 것으로 아주 진한 메세지를 주고 있는 듯 합니다.

영화는 적막하고 공허합니다. 때때로 읆조림에 들리는 배경음과 혼자 중얼거리는 대사가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도 몰입도가 넘치고 자신과 마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 ​아픈 과거의 회상을 통해 현재의 절망을 마주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함을 일깨워줍니다. 비록 꼭 자신을 극한으로 내몰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을 마주하는 방법 한가지는 확실히 알았네요. PCT는 아니더라도 저도 언젠가는 국토 종단을 꿈꿔 봅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좋아해서 벨소리로 간직하기도 했던 사이먼 & 가펑클의 엘 콘도 파사의 가사를 옮겨 봅니다.

달팽이가 되기보다는 참새가 되어야지
그래,그럴수만 있다면 그게좋겠지

못이되기보다는 망치가 되어야지
그래,그럴수만 있다면 그게 좋겠지

멀리 멀리 떠나고 싶어라
날아가버린 백조처럼...
인간은 땅에 얽매여 가장 슬픈 소리를 내고 있다네
가장 슬픈 소리를..

길보다는 숲이되어야지
그래, 그럴수만 있다면 그게 좋겠지

지구를 내 발밑에 두어야지
그래, 그럴수만 있다면 그게 좋겠지

 


와일드 (2015)

Wild 
8.5
감독
장 마크 발레
출연
리즈 위더스푼, 로라 던, 가비 호프만, 찰스 베이커, 케빈 랜킨
정보
드라마 | 미국 | 115 분 | 2015-01-22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이미지 :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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