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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순수의 시대] 이리저리 갈팡질팡하다 길을 잃은 이야기

by 두목의진심 2015.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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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극의 묘미는 역사적 사실을 조명하면서 픽션을 적당히 버무려 그 시대를 겪지 않았음에도 진실성에 가깝게 그러면서 재미를 주는게 아니가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전혀 기대에 못미치는 <순수의 시대>를 보았습니다. 어찌보면 <역린>의 참패와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싶을 정도네요.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하고 왕의 되고픈 왕자 이방원의 욕망은 드라마 여기저기서 회자되던 이야기라 역사적 사실을 굳이 알려주고 하는게 무의하다고 생각되었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런 긴박하고 긴장 넘치는 시기에 굳이 가상인물을 내세워 이리저리 벗기면서 멜로를 연출해야 했을까 싶습니다. 무얼 이야기하기 위해서?

영화에서 잔인함의 극치일 수 있는 전장에서 칼바람을 휘날리는 전사​를 통해 감독은 '순수'를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모르지만 실상은 이리저리 갈팡질팡하다가 티미하고 흐지부지한 멜로로 끝을 맺습니다. 난을 일으키기 위해 가희(강한나)라는 기녀를 통해 자신의 친구였지만 적으로 돌아선 김민재(신하균)를 제거해야 하는 이방원(장혁)의 욕망과 정도전의 나팔수라 불리며 전장을 누비는 민재의 심리적 갈등, 자신을 욕보이고 어미를 죽인 부마 진(강하늘)에게 복수하고자 민재에게 접근하지만 대부분 이런류의 이야기에서 보여지는 신파를 공식처럼 따르며 역시나 민재의 심성과 인간적 고뇌를 흠모하게되고 갈등하는 가희.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외조부와 아비의 결정으로 어쩔 수 없이 왕의 사위가 되버리면서 철처하게 타락하는 진의 이야기가 각자가 안고 있는 내, 외적 갈등을 배우들이 열연을 하고 있지만 하나의 줄거리에 네 개의 이야기가 섞이면서 스며들지 못하고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 여인​을 두고 벌이는 세 명의 남정네의 정사씬이 여러차례 등장하면서 수위를 한껏 끌어 올리기는 하지만 이 역시 그냥 김빠진 콜라같은 느낌이랄까. 시간을 때우기 위한 장면들 정도로 느껴질 뿐입니다. 좀 심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순수>의 의미를 찾기에는 좀 부족한 멜로였네요. 그리고 이방원의 오른팔 느낌의 조영규(최무성)가 만드는 극적인 장면들은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암튼 여러모로 아쉬운 영화였습니다.

 


순수의 시대 (2015)

5.8
감독
안상훈
출연
신하균, 장혁, 강한나, 강하늘, 손병호
정보
시대극 | 한국 | 113 분 | 201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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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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