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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문학/소설/어쨌든 밸런타인] 이 시대 모든 흔들리는 청소년들이 공감하면 좋을 책

by 두목의진심 2015.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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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밸런타인

저자
강윤화 지음
출판사
창비 | 2014-03-1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앞으로 갔든 뒤로 갔든 제자리걸음은 아닐 거야.” 서툴지만 누...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청소년.. 막연하지만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기억 저편의 일들. 이제 30년을 훌쩍 넘어버린 일들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 그때를 돌아보게 만든 <어쨌든 밸런타인>. 돌아보면 그때도 왕따라든지 학교폭력은 존재했지만 지금처럼 '괜히'라는 식의 행동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그때야 국민학교라 불리우던 시기였기는 하지만 기껏해야 여자 아이들 고무줄이나 끊거나 남자아이들끼리 싸우다 코피터지면 울어버리며 지는 식의 행동이었지 지금처럼 일방적인 폭력이 아니었던 것같아요. 어른들에게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식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런줄 알았던. 그러고보면 저 역시 중, 고교 학창시절이 질풍노도의 시절이었던 것같아 <어쨌든 밸런타인>을 읽으며 공감도 되고 나쁜 어른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네요. 예나지금이나 나쁜 어른들에 앞서 특히 나쁜 선생님들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이름도 잊을 수 없는 초등학교 때 박X식이라는 6학년때 담임은 거의 매일 아침에 술이 덜깬 상태로 교실 자기 책상에 널부러져 숙취제거를 위해 근처 약국에 가서 자신의 이름을 대면 약사가 알아서 약을 준다고 저를 심부름 보냈고, 중학교 2학년때 담임 김X헌은 촌지를 너무 밝혀 학생상담을 자기 집으로 부르거나 촌지의 상태에 따라 아이들 자리가 바뀌곤 했죠. 고등학교때는 학생들을 때리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지 아이가 온 몸이 피멍이 들도록 때리면서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이X열이라는 쓰레기 같은 교사들도 있었죠. 뭐 교사답고 존경스러운 선생님들도 계셨지만 솔직히 기억에는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쓰레기 아니면 방관자였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 <어쨌든 밸런타인>을 읽으면서 등장하는 여섯 명의 가슴에 아픔을 담고있는 아이들과 교사들을 보면서 기억 속 제 아픔도 덩달아 흔들렸습니다.

<어쨌든 밸런타인>은 아직 다 자라지 않은 미성숙한 인격인 채로 사회적 규범이나 경쟁을 강요 당하며 어른들의 흉내를 내야하는 아이들의 혼란을 그저 '모자란 녀석'쯤으로 치부하는 어른들을 반성하게 만듭니다. 여섯 명 모두 아픔 하나쯤 간직한 채로 흔들리고 있지만 그 중에 제일 안타까운 '진석'의 이야기는 형을 위해 얼굴에 불을 질렀다는 내용을 볼 때는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렇게 예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게 만든 홍석과 진석의 부모에게 분노가 치밀었지만 돌아보면 이 여섯 아이들의 가슴에 품은 아픔들은 아이들의 부모 혹은 선생님 등 지켜주고 보살펴야 하는 어른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는 생각에 저 역시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제 딸에게 그런 아픔을 만들어 주고 있는게 아닐까 싶어 뜨끔했습니다.

예전 <파수꾼>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청소년 시절의 친구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만들더니 <어쨌든 밸런타인>을 보니 그에 더해져 아이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많이 미안했습니다. 여전히 "공부 좀 해라!" "책 좀 읽어라" "생각 좀 하고 행동해라!" 등의 핀잔을 주는 아빠인 저를 반성하게 만듭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것은 이 아이들이 희망을 버리고 절망으로 끝을 맺지않는다는 겁니다. 밸런타인 초컬릿 같은 달콤한 희망으로 끝을 맺고 있다게 다소 위안이 되네요. 고교시절의 마지막 졸업식 송사에서 다정이가 던지는 미래에 대한 메세지는 이 시대 모든 흔들리는 청소년들이 공감하면 좋겠습니다. 거기에 그 부모나 선생님 심지어 나쁜 어른들까지도 말입니다. 다정이의 말처럼 사회에 내던져지는 그 순간이 아직은 끝나지 않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희망을 청소년들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수없이 무언가를 포기하고 좌절하고 실망해야겠지요.

하지만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왜냐하면 단 한시도 멈춘 적이 없었으니까요.

삼 년간 달라진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우린 이렇게 처음과는 다른 자리에서 고등학교 생활을 끝내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늘 알게 모르게 오늘을 위해 달려왔던 겁니다.

오늘 각자의 자리에 서서 바라보는 이 모든 광경이, 비로소 모두의 삶을 출발 시켜 줄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끝나는 건 학교에서 쌓았던 추억 뿐입니다.

우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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