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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문학/자기계발/아빠를 팝니다] 가벼운 생각으로 봤다가 무겁게 만들어 버리는 책

by 두목의진심 2014.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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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를 끝으로 올 한해 책읽기가 끝날꺼 같았는데 회사 도서관을 어슬렁거리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 온 책이 있습니다. 얼마전에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에 영화가 호기심을 자극해서 보고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그와 제목이 비슷한 '아빠를 팝니다'라는 책입니다. 독일의 마케팅 전문가인 한스 위르겐 게에제가 소년을 통해 어찌보면 치열한 어른들의 세계를 풍자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소 엉뚱함을 넘어 발칙하고 싸가지 없는 아들 샘 덕분에 졸지에 회사에서 짤리고 14살 아들에게 회생방법을 의지하는 아빠 디노와 엄마 코라의 이야기인데요. 확실히 창의력 부족한 어른들의 회생능력을 보여주지만 인생은 결코 샘이 몇 권의 경영서적을 읽고 저지르는 엉뚱발랄함으로 해결이 안된다는걸 잊어서는 안된다는 역설처럼 느껴지네요. 샘의 아빠 디노는 회사를 위해 수익을 내는데는 잰뱅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품질 우선의 케익을 만드는 장인정신을 동반한 회사원으로 충분히 훌륭한 아빠임에도 경제적 능력인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부자가 아닌 아빠라는 평가를 받고 있음이 가슴 아프네요. 거기다 14살 아들이 아빠를 트레이닝 시키겠다고 발벗고 나서는 내용을 보면서 왠지 저도 모르게 주먹이 불끈 쥐어졌네요. 옆에 있었으면 꼴밤 한대 시원하게 꽃아 주고 싶을만큼 말입니다.

어찌됬건 ​그런 아들에게 휘둘려 분수에 넘치는 옷과 구두, 넥타이에 모자까지 빼입고 모자라 BMW 까지 얻어 타며 '혹시'라는 희망을 갖는 아빠 디노에게 무한 측은지심이 들었네요. 결국 말도 안되는 일을 벌이던 아들 샘은 아빠가 수십 통의 이력서를 보냈음에도 취업이 안되고 집까지 줄여가며 경제난에 허덕이다 아빠를 팔겠다는 생각을 하게되고 자신이 동경에 마지않던 부자인 찰스 드 드라봉이 말하는 생각을 실천에 옮기고자 지역 일간지에 아빠를 판다는 광고를 낸다는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이 책에서 말하는 '부자'가 되는 방법과 가치에 대한 이야기에 공감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가 빠진 듯 살짝 부족함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자기 멋대로 아빠를 마케팅 수단으로 이리저리 해보다 안되니 포기하는 샘의 책임감 없는 행동과 아울러 엄마인 코라가 이후의 문제를 샘에게 해결책을 요구하는 부분은 샘의 마케팅이 옳았다는 식의 정당화되는 부분이 상당히 거슬립니다. 단순히 돈을 못벌어서 부자가 아니란 이유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며 나약하고 굽실거리는 셀러리맨이라는 표현은 좀 편협한 시각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러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가족과 책임감에 일을 하는 사람도 많은 법인데 그들이 뭔가 잘못된 사람처럼 표현하고 있다는게 불편하네요. 14살 샘이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가 노예처럼 비굴하게 살지않고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으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를 희망한다는 것이 다른 한편으로 우리네 삶이 폭폭함을 반증하는 것같아 씁쓸하네요. 성공을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새벽 5시부터 밤 11시까지 쉬지않고 달려야 하며 최소한 15시간을 일해야 하는 부자되기 위한 지침이 왜이리 헛헛한지.. 그리고 막판에 무능력한 아빠 디노가 개과천선 해서 어떤 성공을 하고 있는가는 흐지부지 되버려 중요하게 얘기하려는 부분이 없어 맥빠지네요. 암튼 가벼운 생각으로 봤다가 무겁게 만들어 버리는 별로 추천하고픈 책은이 아니네요.

 


아빠를 팝니다

저자
한스 게에제 지음
출판사
해누리 | 2001-11-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판2쇄) 강인춘(그림) | 우상수 (옮긴이) 반양장본ㅣ246...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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