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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슬로우 비디오] 충분히 재미있고 충분히 울림이 있는 영화

by 두목의진심 2014.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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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하는 영화는 초강력 동체시력을 가진 남자의 순애보를 그린 '슬로우 비디오'입니다. 개인적으로 차태현표 영화를 많이 좋아하는터라 이 영화 역시 재미있게 봤네요. 그의 영화에는 비빔밥처럼 다양함이 있는거 같아요. 웃음, 감동, 눈물 그리고 가슴 먹먹해지는 메세지 까지 말입니다. 이 영화 역시 사람들과 약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주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하자'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지요. 사실 CCTV를 통해 누군가 나를 낱낱이 보고 있다는 점은 소름이 돋기도 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이 영화에서는 크게 불편한 점은 아니네요.

이야기는 어린 시절 발병한 눈의 이상으로 집 안에서만 갇혀지내던 여장부(차태현)가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던 이유를 힘없는 나레이션에서 조금씩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로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야구공을 맨손으로 잡고, 날아가는 숟가락에 적혀있는 번호를 맞출 정도의 능력의 소유자인 그는 나레이션을 통해 히어로나 보여주는 능력자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더이상 볼 수 없는, 그냥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장애인이라고 말합니다. 여장부의 첫사랑이고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빛나는 봉수미(남상미)는 어린시절의 추억, 여장부와 추억을 포함한 유년시절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 한켠에 접어두고 아빠의 빚을 짊어지고 힘겹게 하루하루를 알바로 버티며 살아갑니다. 삶에 지쳐가는 처녀가장의 아픔을 오버스러운 철없음으로 아픔을 가린 슬픈 자화상이랄까요. 늦은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그 이외 남은게 아무것도 없이 그저 공익으로 CCTV 관제센터에서 외로움을 달래는 병수형(오달수), 바둑의 집 짓는 방법을 사방이 막혀 사람들과 특히 남자와 단절된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 하는 노처녀 심(진경), 늘 똑같은 코스를 맴돌며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나르지만 정작 이야기 한마디 섞을 상대가 없어 늘 외로운 마을버스 운전사 상만(김강현), 동네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 아빠를 실은 리어커를 부지런히 밀고 다니는 꼬마 백구(정윤석)을 통해 눈깜짝 할 사이에 변하는 빠른 세상에 저마다 외로움에 사람들과의 관계맺기를 잃어가는게 아닌가 하는 메세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마을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리면 안된다는 ​다소 황당한 규칙을 통해 그들의 각자 가진 아픔을 싣고 바다를 향해 달리던 버스를 막아버릴때는 어찌나 안타깝던지. 바다는 그들에게는 '희망'이었는데 말입니다. 암튼 제 짧은 영화평은 "충분히 재미있고 충분히 울림이 가진 영화"였습니다.

 


슬로우 비디오 (2014)

7.2
감독
김영탁
출연
차태현, 남상미, 오달수, 고창석, 진경
정보
드라마 | 한국 | 106 분 | 2014-10-02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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