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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소설/조정래] 시대적 아픔을 담담히 그러나 가슴을 쿡 찌르는 소옷 같은 책 - 어떤 솔거의 죽음

by 두목의진심 2014.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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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휴가는 책과 함께여서 좀 느긋한거 같습니다. 그나저나 좀 여유있게 준비할것을 이라는 아쉬움이 들정도로 속도가 빠르네요. 암튼 이번 휴가에 준비한 책 중에 회사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 두꺼워서 잠시 망설였지만 믿고 읽는 작가라는 인식으로 선뜻 집어 들었던 책입니다. 작가 조정래는 '불놀이'라는 작품으로 처음 알게되었는데 그 이후로 그의 작품 중에 대하소설은 그냥 읽고마는게 아니라 소장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모두 구입을 했었지요. 그의 약간의 한국사적인 대하소설이 너무 좋습니다. 암튼 이 책은 그런 개인적인 작가관으로 고르게 된 책이랍니다.

1970년, 이 시기를 격동기라고 하지요. 새마을 운동이 있었고, 국민교육훈장을 외워야 했으며 길을 가다가도 싸이렌이 울리면 놀란 토끼마냥 멈춰​서야 했고 오후 5시인가? 길을 가다가도 멈춰서 애국가가 나오면 가슴에 손을 얹어야 했지요. 12시에는 통금 싸이렌이 있었고 장발단속과 미니 스커트 그 이외에 모든 사회, 문화적인 부분에 "단속"이라는 잣대가 있었습니다. 그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상'과 '물질'이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존엄'이나 '가치'는 오직 '돈'이라는 잣대로 평가되었죠. 어쩌면 그 시기를 거쳐오면서 약간은 억울하게 당하셨던 분들으로 고급차를 타거나 큰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굽실대는 '습성'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소개하는 "어떤 솔거의 죽음"이라는 이 책은 작가 조정래가 그동안 썼던 단편과 중편, 장편 중 이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이야기를 엮어 만든 책입니다. 솔직히 이 시대를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다소 관점의 느낌이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염색공장에서 발이 녹아 들면서도 약한번 바르지 못하고 아껴서 가정을 돌봐야 했던 우리 누나들. 오직 돈 버는 일을 위해 타인의 아픔이나 위기를 이용해서 자신의 부를 챙기기 급급한 곳곳에 또아리를 틀었던 각종 사장들. 시골 농부의 부모의 기대를 잔뜩 받고 목을 옥죄어 오는 삶의 고단함으로 마지못해 살던 넥타이 부대들. 죽지못해 살면서 어쩔 수 없는 불법이라는걸 알면서도 아이들을 위해 팔아야 했던 미제물건. 신분유지를 위해 좋은 사립학교를 집어 넣기 위해 대리 뽑기 아이들을 동원하는 사모님들. 애써서 장만했던 아파트가 오히려 더욱 초라한 삶을 안겨주고 넘을 수 없는 빈부격차로 인한 이질감으로 불행해하는 소시민 등 이런저런 사회의 부조리를 까발기는 작가의 시선이 고맙고 그랬습니다. 그 시절 유년기를 지내온 저로서는 그런 부조리를 보고 배우며 자란 세대라는 '시대적 공감'이 충분히 되는 책이었습니다.

이런 시대적 아픔은 이어지지 말았으면 하지만 지금 여전히 곳곳에서 이러고들 사는 인사들이 보여 짠합니다. 


어떤 솔거의 죽음

저자
조정래 지음
출판사
해냄출판사 | 2011-10-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부와 권력에 짓밟히는 인간의 고뇌와 분노 대한민국의 시대와 역사...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글, 사진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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