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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자기계발] HEAR 히어 - 듣기는 어떻게 나의 영향력을 높이는가?

by 두목의진심 2023.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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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실천중심의 심리상담사인 저자가 그동안 8천 명이 넘는 사람을 치료한 경험을 바탕으로 잘 듣는 방법으로 수용, 공감, 자기일치를 소개한다. 이름도 독특한 '마음의 버릇'을 고치는 데에 필요한 조언을 담은 책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듣는데 서툰 이유가 말하기를 즐겨 해서라는 저자의 말은 사람들과 대화 하고 나면 늘 말을 많이 했다고 자주 자책하는 편이라 공감 됐다. 한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드는 방법이 특별한 기술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잘 들어주는 것이라는 말은 위안이 되기도 했다. 반면 말을 많이 하는 이유가 인정 욕구 때문이라니 납득이 잘 안된다. 나는 타인의 관심과 주목이 부담스러워하는데 좀 수다스러운 거라 생각했었는데 내 안에 인정욕구가 넘쳐 났던 건지 모르겠다.

 

전문 상담사의 입장에서 듣는다는 일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착각했다는 저자의 경험은 일상에서 가족이나 친구, 동료 들과의 대화에서 '답'을 내놓으려 애썼던 내 모습이 보여 조금 당황했다. '고민 있어요'라는 말이 '조언이 필요해요'라는 말과는 다르다는 저자의 조언이 확 와닿았다.

 

61쪽, 말하지 않을 준비를 합니다

 

선생님, 해설가, 기자 등 여러 유형의 듣는 것이 아닌 말 하는 것이 익숙한 사람들을 짤막하게 소개하는데 나는 이런 유형을 모두 갖추고 있는 능력자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적잖이 부끄럽다. 그래서 마음을 나눌만한 사람이 적었던 젓일지도. 그동안 내가 인간관계에서 기 빨리면서 쉽게 피로해진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내가 피로하게 만드는 쪽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듣는 것이 약한 사람은 행동이나 무위식적으로 영향을 주는 심리적 버릇인 '멘탈 노이즈'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하면서 그 종류와 해법을 제시한다.

 

84쪽, 열심히 듣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인상 깊은 내용이 있다. 상대와 대화 중에 "나도 그 마음 알아"라는 말을 하지 말 것을 조언하는 부분인데 상대방의 처지와 마음을 다 이해한다는 식의 위로 앞에 '상대를 알고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맞다. 우린 너무 쉽게 이해한다. 혹은 이해하려 애쓴다. 한데 똑같은 일을 겪지 않는다면 아니 겪는다 하더라도 상대를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사고로 목이 부러졌다. C3와 C4가 작살났다. 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아주 위험한 부위다. 자칫 저승사자를 만날 뻔 했다. 다행히 그러진 않았지만 심각하게 후유증이 남았다. 친구, 동료, 지인 심지어  동네에서 스치듯 얼굴만 익힌 사람들 조차도 얼마나 힘든지 이해한다는 위로를 해주던 일이 떠올라 좀 더 힘줘 읽었다. 펄펄 날던 사람이 순간 움직이는 것이 고통스러운 일이 된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잘 들을 줄 아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이 답하기 껄끄러운 질문이 아니라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질문을 합니다. 상대를 한 방에 넘어뜨리는 펀치가 아니라 조금씩 타격을 입히는 잽을 여러 번 날려야 합니다. 홈런 한 방으로 경기의 분위기를 단번에 바꾸기 위한 풀스윙이 아니라 주자를 착실히 득점권에 안착시키겠다는 보내기 번트가 필요합니다." 122쪽, 듣기 전문가는 리액션 전문가입니다

 

또, 저자는 무조건 듣기만 하라는 것이 아니고 적절히 질문을 통해 대화를 이끌어 가는 방법도 소개한다. 상대방의 말을 따라 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미믹킹이나 적절한 타이밍에 질문을 던지는 5W1H(When, Where, Who, What, Why, How) 등 잘듣는 다는 것은 듣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그동안 그래서 내가 쉽게 피로했던 거였다.

 

170쪽, 열심히 듣지 않아도 됩니다

 

이 책은 짤막한 사례와 조언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잘 듣는 것에 서툰 사람들에게 현명한 조언과 방법을 소개하고 있어 인간관계에 서툰 사람이라면 뭣이 중헌지 깨닫게 된다. 평소에 내가 듣는 사람인지 말하는 사람인지 가늠해 볼 수 있어 더 좋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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