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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예술/미술] 프로가 되기 위한 작화 기술 - 천재 애니메이터가 들려주는 그림 이야기

by 두목의진심 2022.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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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닷컴 출판사 <그리다> 시리즈인 이 책은 한때 마음을 흔들고 눈을 정화시키던 에반게리온, 마루 밑의 아리에티, 프리크리 등등 여러 유명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작화 및 원화 감독으로 명성을 쌓은 오시야마 키요타카 감독이 생생한 현장을 곁들인 자전적 이야기다.

 

그는 그림을 잘 그리는 방법은 '결국 계속 그리는 것이고,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는지'에 대해 조언으로 시작하는 데 이제 막 애니메이션 현장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나 그들의 그림은 어떻게 창조되는가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겠다.

 

읽으면서 제작사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뛴다. 그가 전하는 애니메이터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예전에 철야를 밥 먹듯이 하면서 커트를 쳐내던 때가 떠올라 뭉클 했다.

 

그 유명한 지벡에서 그리고 매드하우스에서 작품을 만들면서 자신의 역량을 확인하고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그의 소회는 어디서든, 무슨 일이든 어떤 마음 가짐으로 일해야 폭풍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지 잘 보여준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서 고민하는 사람은 대부분 대상을 잘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32쪽, 못 그리는 것은 보지 않으니까

 

요즘 취미로 데생을 배우는 아내는 2~3일에 하나씩 인물 데생을 하는데, 어느 정도 그린 후 내게 확인을 받는다. 안 똑같지? 라며 매번 울상을 짓는데 여기저기 지적질을 해주면 참고해서 이내 비슷한 그림을 그려내곤 뿌듯해하는데, 그런 아내는 나 혼자는 왜 안 되지, 라며 재능을 탓한다. 아내에게 결국 잘 보지 않아서 그런 거라는 그의 말을 전해줘야 겠다.

 

55쪽, 캐릭터 표현의 기본

 

그림을 어떻게 잘 그리는가, 하는 방법이나 스킬에 대한 책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물론 그림에 대한, 그것도 프로 작화에 대한 이야기는 분명하지만 그리는 데 참고할 만한 기법이나 눈 호강에 될만한 그림은 야박할 만큼 적다.

 

다만 창작자로서 그림을 그리려는 마음 자세, 상상력을 동원한 캐릭터들의 생동감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같은 그리는 것에서 꼭 필요하다 생각되는 피가되고 살이되는 조언들을 꾹꾹 눌러 담았다. 거기에 챕터 사이 그의 생각들을 정리한 칼럼 역시 참고할만 하다.

 

80쪽, 애니메이션 제작 현장의 딜레마

 

개인적으로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특별 편은 책의 표지 제작 과정을 통해 생생한 작화 히스토리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뭐 솔직히 보고 있으니 좌절감이 더 들긴 하지만 프로의 세계를 경험하는 것도 잘 그리는 방법이 되기도 하니까.

 

89, 91, 96쪽

 

또 일과 좋아하는 취미로서 그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자신의 경험과 마음 가짐을 통해 독자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 깨닫게 하기도 한다.

 

114쪽, 계속 그리기 위한 사고 방식

 

이 책은 작가도 언급했지만 그림이라곤 거의 없어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열망 가득한 생초보를 위한 책은 아니다. 그럼에 그들이 잘 그리기 위해서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 알려주는 프로의 진심이 담겨 있어 읽어 볼만 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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