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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자기계발] 순간이 묻고 생각이 답하다 -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한 작은 깨달음

by 두목의진심 2022.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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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메밀꽃, 하프타임, 습관, 정치 등 하나의 유무형적 대상에서 다양하게 펼쳐지는 그의 사유를 대하다 보면 그저 멍해지는 순간이 있다. 뭐랄까 장황하게 쏟아내는 그의 지적 향유가 어지럽달까. 쉽기도 하면서 어렵기도 한, 그래서 혼돈스러운 지점이 존재한다.


시작에 등장하는 '말'과 관련한 그의 충고는 개인적으로 그동안 늘 후회와 고민거리를 안겨 주던 터라 깊이 새길만 하다. 특히 내게는.


"말을 배우는 데에는 2년이 걸리지만, 침묵을 배우는 데에는 60년이 걸린단다. 준비되지 않은 입을 쉽게 열면 안 된다. 입을 연다면 최소한 침묵보다는 가치 있는 말이기를 바란다." 41쪽, 침묵보다는 나은 말


때론 열 마디의 말보다 침묵이 낫기도 하다는데 그런 침묵보다 가치 있는 말이라니, '말'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 확 와닿는다. 살면서 나는 얼마쯤의 가치를 내뱉었을지 생각해 보니 좀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그리고 <디아스포라 유대 경전>에 실렸다는 9단과 9급의 차이를 참으로 적나라 하게도 펼쳐 놓는다. 나는 어디든 9단의 위치에 놓을 건덕지가 없어서 참 무안해진다. 단연코 허투루 살아오지 않은 것 같은데도 오십이 훌쩍 지난 지금도 내 삶은 어딜 봐도 딴딴해 지지 않았다. 속이 좀 상한다.


그동안 뻘로 듣고 지나쳤던 혁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오늘 하지 않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그런 일을 오늘 하는 것, 그것이 혁신이라는 설명은 뒤통수 한대 세게 얻어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든다. 나는 오늘 해야 할 일도 오늘 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지 않았던가.

 

79쪽, 한사코 사양해도 기필코 가야 하는 길


읽다 보니 기분이 묘해지는 부분이 있다. 그냥 넘어 가긴 싫고 몇 자 적어 보자면, 사돈이 땅을 산 걸 두고 세대와 성별 구분에, 선이니 악이니 하는 그의 이야기는 정치지만, 정치를 해본 적도 배운 적도 없던 고집불통인 인간이 무속인 말만 듣는 작태에 나라 걱정에 배보다 머리 아파한 사람도 조금은 있겠다 싶다. 정치에 관심이 없어 누가 하면 어떠랴, 했던 내게 충격과 걱정을 안겼다.


그리고 또 하나! 자식이 부모 뜻대로 안 돼서 속상한 게 분명 아닐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김동인 소설 <무지개>의 소년이 무지개를 잡으러 나간다 했을 때, 그 어머니의 말림이 소년의 경험에 대한 우김에 어쩔 수 없었던 것처럼 이미 자신이 경험한 것들에 대한 후회를 자녀가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지 내 마음대로 하려는 게 아니다.


물론 그의 말대로 몇몇은 부모 맘대로 되지 않아서 무지개보다 더 큰 무엇을 찾기도 할 테지만 대다수는 무지개는 잡지도 못하고 세월만 보내는 일을 반복할 수도 있는 일이니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생각이 많아진다.

 

171쪽, 내 자식! 내 마음 대로 되지 않기를


"앞으로 누군가 당신이 혹은 내가 걸었던 길을 걸어오게 될 것이다. 단정하게 걸어가야 한다. 그래야 후에 이 길을 걷는 사람에게 훌륭한 이정표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아무리 바쁜 길이라도 뒤돌아서서 지나온 길을 바라보고 잠시 반추하고 쉬어가는 것은 더 멀리, 더 안전한 여행을 위한 지름길이 된다." 222쪽, 눈 덮인 들판을 어지러이 걷지 마라


이 책은 개인, 조직을 가리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빠른 삶의 통찰을 보여 준다. 줄긋고 메모 해야 할 통찰이 가득해 잠시 멈추고 사유하게 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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