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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인문] 오십, 어떻게 살아야 할까 - 삶의 길목 위에서 찾은 해답

by 두목의진심 2022.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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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나이 오십에는 사는 모습이 굳이 달라져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스쳤다. 내가 오십을 넘긴지 몇 해가 지났건만 딱히 삶이 달라지지 않은 입장에서 무슨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하다.

 

​저자는 칼 구스타프 융의 분석 심리학을 토대로 인생 2막이 시작되는 중년 시기를 현명하게 보낼 수 있는 인간 존재에 대한 통찰을 이야기하는, 한편 자신의 이야기는 어두운 편이고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맞닥뜨리는 것이 행복이라서 굳이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구구절절 할 필요도 없다, 라는 그의 프롤로그가 되려 이 책을 흥미롭게 만든다.

 

흠… 어렵다. 인생 2막을 어떻게 설계하는 게 좋은지 같은 가벼운(?) 조언이라기 보다 처음부터 신학과 철학으로 오가며 순간 궁서체로 정신을 가다듬게 만들게는 하지만 신에 대한 존재로서의 자취를 거론하는 그의 철학적 논의는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새로운 영적에 대한 결핍을 정신적 질환이 채워 나가고 있다 걸 지적하는데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일상적인 기분 전환이 그 소통을 되살리는 데 효과가 없을 때 우리는 갖가지 진통제와 이데올로기적 최면에 빠지고 만다.(35쪽)" 라고 지적하면서 현대 사회로 접어들 수록 고통과 불안을 잊기 위해 점점 강력한 신경증적 질환과 새로운 신들의 창조로 이루어지는데, 그건 물질주의에서 비롯된 쇼핑, 데이터 등 다양한 모습을 띤다고 하기도 한다.

 

또 T.S. 엘리엇이 보들레르를 극찬한 내용을 통해 존재에 대한 선택도 이야기 하는데, 엘리엇의 이야기는 사유의 빌미를 제공한다. 한데 굳이 실존해야만 악의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을까.

 

133쪽

 

"그만할 수 없는 고통은 없다.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흘러나온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해결할 수 없는 삶의 다른 문제를 접하다 보면 전보다 큰 사람으로 성장하고, 이에 따라 자신을 파괴할 듯 위협하던 일들도 충분히 감당하게 된다. 우리는 삶의 여정을 살아 나가기 위한 준비가 되어있다." 227쪽, 상실의 시기를 통과하며

 

사실 우리는 삶 속에서 다양한 상실을 경험하고 또 그 상실로 여러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데 그런 고통스러운 과정이 성장으로 이루어진다는 설명은, 때론 '이제 그만 좀 해라' 라고 질책하는 이의 날카로운 칼날 같은 말에도 조금은 무뎌지는 법을 배우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고통은 그만할 수 없다, 라는 말에 깊이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231쪽, 영적인 성숙

 

이 책은 융 심리학에 더해 그의 심리, 철학, 고전, 신학을 넘나드는 심층적 통찰을 보다 보면 어느새 인간 존재에 대한 시야가 조금은  넓어졌음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꼭 해답을 찾을 수 있다기 보다 중년뿐만 아니라 인생의 의미를 찾는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어려운 내용이나 딱딱한 문체는 쉽게 읽히진 않아 아쉽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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