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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인문/낭독리뷰] 신화와 축제의 땅 그리스 문명 기행

by 두목의진심 2021.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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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보다 저자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그의 책, <천년의 수업>과 <질문의 시간>을 읽으면서 신과 인간의 경계 그리고 인생에 어떤 질문이 필요한가에 대한 스스로 찾아야 하는 질문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왜 로마그리스가 아닌 그리스로마 신화인가를 알게 되는 순간 신화가 다르게 읽혔다. 그때가 떠올라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첫 장, 아래쪽 주택가들과 확연히 비교되는 파르테논 신전은 말 그대로 위용이라는 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한 컷의 사진으로도 이럴진대 코앞에서 본다면 숨이 멎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신들의 땅을 찾아다니는 일이 얼마나 가슴 벅찰지 흥분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신들의 이야기와는 관계없는 완전 개인적인 감상이긴 하지만 "눈 시리게 파란 하늘에 태양이 작열했고, 햇살의 날카로운 창끝이 내리 꽂히는 척박한 땅은 누런 피부를 드러내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라니 철학자가 이런 문장을 아무렇지 않게 쏟아내다니 반칙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의 고급진 표현에 한 번 더 흥분한다.

 

범 그리스 4대 제전으로 시작하는 기행은 네메이아 제전이 다시 부활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 고대부터 열린 제전이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참가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는 저자의 설명에 그의 기대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신들과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시간을 잊는다. 저자가 펼쳐 놓는 자세한 표현과 해설은 당시를 그려보려 애쓰는 내가 있다. 다소 외우기 힘든 지명과 이름들 이긴 하지만 그래도 광활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는 흥분되지 않을 수 없다. 군데군데 잔인하고 전율에 휩싸이는 이야기가 양념처럼 자극적인 맛을 확 끌어올리는 듯하다.

 

지옥의 신 하데스는 서툰 사랑으로 페르세포네를 납치하고 딸을 잃은 대지의 신 데메테르의 슬픔이 사계를 만들어 냈다는 신화는 언제 들어도 흠뻑 빠져들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완전 드라마 아닌가!

 

 

안드로 클로스가 세우고 철학자들의 고향이며 성모 마리아의 집이 있는 에페소스를 갈 수 있을까. 담벼락에 매달린 엄청난 수의 소원들을 보면서 그 행렬에 내 소원 역시 걸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시공간에서 펼쳐진 전쟁과 신화 그리고 축제를 따라 신들의 땅을 거슬러 간다. 역사 책이라기보다 기행문이다. 신화와 철학자의 숨결이 깃든 도시의 이야기가 풍성하다. 그리고 그곳의 풍경과 음식들 역시 가득하다. 가보지 않았다면 코로나가 끝나면 가봐야 할 곳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신들의 땅, 그 감격을 만끽하시라!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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