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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관계/낭독리뷰] 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by 두목의진심 2021.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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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을 보고 하루에도 열세 번쯤은 괜찮은 척, 안 그런 척을 해야 하는 내 일상을 조금은 위로받으리라 생각했다. 한데 생각보다 단호하게 성장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머리말에 좀 당황하고 있다.

 

 

뭐지? '척'하는 삶이 자신의 자존감을 갉아먹는다는 말에 동의해 왔는데 저자는 반대의 의미를 전한다. 어차피 다 지나가는 일이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 관계를 악화 시키는 것보다 '척'하는 가면을 쓰는 게 인간관계 내지는 자신 인생에 이롭다고 말이다.

 

그동안 자존감을 다독이던 심리서와는 다른 결을 가진 태도에 대한 조언은 읽는 동안 적지 않은 혼란스러움이 줄곧 따라다녔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차리리' 내지는 '어쩔 수 없다면' 같은 상황에서 느끼는 무력감을 생각하자면 사이다 같은 처방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외로움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거란다. 그래서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나도 모른다. 하지만 이 말은 해주고 싶구나. 네가 외로운 이유를 다른 친구들의 외면이나 무관심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단다." p51

 

어른이 된다는 것 어쩌면 그런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거침없는 조언과 충고가 끊이질 않는다. 쉽지 않은 책이다. 맞는 말이다 싶다가도 타인에 대한 공감이 아닌 자신 스스로의 이해는 다소 직설적이 충고는 적잖은 피로도도 있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게 자신만의 생활 방식을 만드는 것과 타인에게 공감하는 게 필요한 것을 널뛰듯 왔다 갔다 하는 듯하다. 남들 신경 쓰느라 에너지 낭비하지 말라고 하다가 "중병에 걸려보지 않은 사람은 살갗만 쓸려도 심각한 상처를 이었다고 여긴다.(p85)"라며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을 지적하는 식이다.

 

살갗만 쓸리는 게 엄살이 아닌 그에게는 중병만큼이나 아픔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될까? 근데 이게 또 개인의 아픔의 무게를 타인이 측정하는 게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예전에 친구가 내게 했던 말이 맴돌았다. 그땐 참 가슴이 아린 말이었는데.

 

"네가 장애인이 되었다고 제일 힘들다고 생각하지 마. 누구나 자기가 가진 아픔이 제일 큰 법이야."

 

친구가 한 말을 듣고 좀 억울하기도 했지만 입을 닫았었다. 친구는 내 장애를 겪어 보지 않았는데 내 고달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그런 말을 했을까? 어쨌거나 책을 읽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과 감정은 롤러코스터처럼 이리저리 뒤집히곤 했다.

 

 

"즐거운 인생은 도피라는 방식으로 눈앞의 힘든 현실을 잊는 것이 아니라 죽을힘을 다해 헤쳐 나아가야 한다는 각오로 직면해야 하는 문제이다. 이른바 낭만적이고 여유 있는 삶은 그러한 생활의 문제들을 모두 해결한 뒤에 얻는 포상이다. 실망은 희망으로 눌러야 하고, 슬픔은 노력으로 절제해야 한다. 생명에 대한 모든 연연함 속에는 이 세상의 그 어떤 고통보다도 강력한 것이 있다." p353

 

​​​​​​​이 책은 총 5개 파트, 27개의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꽤나 직설적인 조언이나 충고의 끝판왕이 아날까 싶다. 인간관계에서 타인의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하는 사례에는 시원한 사이다 같기도 하다가도 한편으로 타인과의 비교에서 자유롭지 못한 부분들에서는, 특히 자율성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뜨악하기도 하다.

 

대만과 한국이라는 문화적 차이가 있나 싶은 생각도 하게 되는 부분이 꽤 있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자기 성장을 솔직하고 찐하게 상담을 나눈 느낌이 드는 책이다.

 

https://www.podty.me/episode/15349687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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