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논문 좀 씹었구나?'라는 문구에 <배달의 민족>을 떠오렸다면?"이라는 띠지에 적힌 글귀를 보고 떠올리지 못한 자의 괴리감이 밀려들었다. 비즈니스나 마케팅에 그다지 열정적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창업'내지는 '은퇴'라는 키워드에 민감한 시기라 저자를 알지도 관심도 없지만 경제와 심리학 논문 100편에서 찾아낸 비법서 같은 느낌이 들어 관심이 간 책이다. 은근 '인생은 한방'이라는 속물적 근성이 발현되었다고나 할까?
<논백 경쟁 전략>은 분명 연구적 논문을 옮겨놓은 책인데 하나도 어렵지 않다.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용어도 등장하지만 이런 학문과 아무런 관계없는 내가 읽어도 무릎을 치거나 격하게 고개를 주억거리거나 "나중에 꼭 써먹어 봐야지!"라며 메모장을 찾게 된다. 비즈니스에 관련된 자기계발서 중에 간직해야 할 책이 있다면 단연코 이 책이지 싶다. 게다가 이후 시리즈로 나오게 될 다른 주제의 논백 역시 기대된다.
인간이 살면서 자주 하게 되는 말 중에 "왜냐하면"이라는 말은 어떤 면에서는 핑계처럼 보일 수 있는데 이 말이 '인간의 고정행동유형'을 무너트리는 대안이 된다니 놀라운 관점이 아닐 수 없다.
52쪽의 `웃음이 보약`에서는 높은 취업의 벽을 한방에 뛰어넘을 수 있는 비법을 소개한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깨닫지 못한 것일 수도 있는 면접의 기술이 아닌가. 우리나라의 높은 청년 실업을 타파할 대안이 될 수 있을지도. 어쩌면. 그럴지도. 아마도 말이다.
그날의 면접관의 옷, 신발, 액세서리, 넥타이뿐만 아니라 분위기와 색까지도 재빠르게 스캔해서 나와 관련된 공통점을 찾고 잘 웃고 시선을 맞추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인다면 더 이상 실업자는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데 과연 진짜일까? 단지 잘 웃는 것으로 원하는 기업에 입사할 수 있다니.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자기소개서의 업무능력이나 인재라는 소개는 누구나 비슷비슷할 테니 `공통 특성`을 배제한 특성을 구조화해야 한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신뢰가 간다. 기가 막힌 조언일 수 있겠다 싶다.
또한 제품의 장점은 하나로 집중하고 단점은 다수 개로 정보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정보 집중 효과`는 최초에 접하게 되는 정보가 모든 정보를 압도하게 만든다는 이야기 역시 무릎을 치게 만든다. 그리고 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이지만 우리 아이는 '잘 듣기만' 한 거였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는 것이다.
1등이, 처음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파리의 심판`은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사실을 보여준다. 여기에 네슬레와 맥심, 타이레놀과 아스피린, 자일리톨과 덴티류의 기업 간의 영역 잘라내기에 대한 이야기나 커브스, 유니버설 테마파크, 커머셜 은행 그리고 개인적으로 너무 가고픈 츠타야 서점 등의 시장을 압도하는 방법의 사례는 한번 적용해 보고 싶은 실질적 아이디어를 꿈꾸게 한다.
"소비자의 요구를 미리 파악해서 대응하는 것이 바로 마케팅의 핵심이다." 150, 마케팅 시대를 넘어 시장 대응의 시대로
이제는 생산이나 판매의 시대는 지나고 그런 소비자의 심리나 욕구를 대응해야 하는 시대라는 지적은 충분히 공감된다. 특히 일본 농촌 이나카다테 지역의 쌀 그림으로 이룬 상업적 성과는 기발함의 극치가 아닐까 싶다. 대학생들의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한 아이디어가 마케팅을 넘어 소비로 이어지는 과정은 거의 비즈니스의 신화를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비즈니스와 관련된 사람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떠오른 아이디어가 삶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흥분과 설렘을 느끼게 한다. 간직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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