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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3

[에세이] 셋이서 수다 떨고 앉아 있네 - 세 혼남의 끝없는 현실 수다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면, 정답에 가까워진다”란다. 패션 사업가 오성호, 방송인 홍석천, 개그맨 윤정수 세 혼남이 모였다. 각자 활동 영역에서 확고한 위치에 있는 이 입담 좋은 남자들이 떠는 수다가 궁금하다. 한편 문장처럼 산다고 생각했던 세 남자의 가벼운 수다 속에서 느껴지는 무거운 현실도 얼핏 보여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임을 생각한다. 시작은, 솔직히 털어놓으면 셋 사람 중 두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한 사람은 아예 몰랐다. 사람을 좋아하고 안 좋아하는 걸 취향이라 할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보지만, 뭐 딱히 정의할 의미가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표현하자면 '홍'과 '윤'은 내 취향이 아녔다. 그리고 패션에 대해서 관심도가 낮으니 '오'를 아예 모르는 게 당연한 결과겠다... 2021. 12. 3.
[에세이/낭독리뷰] 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 '자주 마음에 들고 가끔 싫은 게 아니고?'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자존감이란 굴레에서 그다지 자유롭지 못한 나지만 '자주 싫다'라는 제목에 마음이 쓰였다. 작가는 일상에서의 소재로 무심한 듯 느껴질 정도로, 살짝 바스락거린다고 느낄 정도로 기름기를 쏙 빼버린 마음을 담는다. 그렇게 청소기 소리에서 노모의 지친 마음을, 지나는 연인의 다툼에서 사랑의 감정을, 막 유치원에서 나온 모녀의 모습에서 인생을 담는다. 그러다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그의 모습에서 지쳐가는 소리를 내고 있는 내가 보여 울컥해 버렸다. "사랑을 '하다'보다 '빠지다'라고 표현하는 사람. 빠진 깊이만큼 아파본 사람이면 좋겠다." 60쪽 나도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써 낼 줄 아는 마음도. 작가는 보통의 .. 2021. 8. 16.
[결혼/에세이] 여자 친구가 아닌 아내로 산다는 것 - 유쾌, 상쾌, 통쾌하게 전하는 결혼생활 에피소드 이란 제목인데 '남자 친구가 아닌 남의 편으로 산다는 것'이라 읽혔다. 추천의 글에서도 언급하지만 작가의 일상을 훔쳐보는 듯하다. 그러면서 불쑥불쑥 튀어 오르는 내 아내를 책 속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마주하게 된다. 쿨내 진동하는 작가의 글이 20년이 된 내 결혼 생활을 들춰 보게 만들었다. 묘한 감정의 파동이 생겨 버렸다. "그래도 아깝지 않다. 헤어진 남자가 아닌 이상, 연인의 옷값은 아깝지 않다." p23 오늘도 역시나 퇴근하고 지친 몸을 끌고 들어오는데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득이 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득템" 했다고 외친다. 마치 무공훈장이라도 받은 사람처럼. 그리고 오천 원짜리 원피스를 들어 올린다. 이럴 땐 뭐라고 반응을 해줘야 하는지 매번 늘 난감하다. 아내는 작가와 비슷한 사람이다. 자신의 옷.. 2018. 7. 24.